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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이퍼링에도 상승 반전…금값의 역설
트로이온스당 1300弗 3개월만에 최고치
“돈줄 죄면 매력감소” 전문가 예상 뒤엎어

美달러강세 지연, 中 · 인도 수요 증가 호재
‘바닥 탈출 vs 다시 추락’ 예측 엇갈려


금값이 수상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본격적인 돈줄 죄기에도 불구, 금값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국제 금값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심리적 기준선인 트로이온스당 130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4월물 금은 전날보다 5.10달러(0.4%) 오른 온스당 1300.10 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7일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금값의 역설 왜?=금값은 Fed가 테이퍼링을 처음 발표한 지난해 12월19일 온스당 1195달러로 저점을 찍은 이후 지난 13일까지 8.7% 올랐다. 통상적으로 Fed가 풀었던 돈을 거두기 시작하면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은 떨어지게 돼 있지만 지금 상황은 정반대인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회복이 예상 만큼 견고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프 시카 시카웰스매니지먼트 대표는 “미국 노동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며 “금값이 오르는 것을 보면 투자자들은 아직 경제 성장책으로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재닛 옐런 Fed 신임 의장이 기존 통화정책 유지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11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균형에 맞는(measured steps) 양적완화 축소와 저금리 기조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를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에 따른 달러 강세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금 투자를 늘렸다. 실제로 이날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 SPDR골드트러스트의 금 매입량은 1.8t 늘어났다. 미국 유력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는 “지난해 막대한 금 ETF 청산으로 금값이 28%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유입은 금값 상승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의 금 실수요 증가도 금값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중국의 금 소비량은 1176t으로 전년대비 41% 급증했다. 인도 역시 금 소비량이 865t에 달해 견조한 소비세를 나타냈다.


▶바닥쳤다 VS 추가하락 ‘팽팽’=시장에서는 다시 반짝이는 금을 놓고 바닥론과 일시반등후 추가하락 공방이 뜨겁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상품 전략가 존 라포지와 워렌 파이즈는 “금값의 최악 약세장은 끝났다”며 금 보유를 권유했다. 이들은 “금값은 회복단계에 있다”며 “온스당 1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금값 반등을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보고서에 “금값이 올해 안에 온스당 1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비관했다. 추가 하락 이유로는 ▷미국 금리 인상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감소 ▷인도 금 수입 축소 등을 꼽았다.

크레디트스위스의 귀금속리서치 대표 톰 켄달은 ‘금은 금리가 붙지 않는 방어자산’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금값 반등 재료는 더이상 나올게 없다”며 “최근 상승세는 금값의 턴어라운드를 지지하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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