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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금값…테이퍼링에도 예상밖 상승…온스당 1300달러 돌파 왜?
금값이 수상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돈줄 죄기를 본격화했음에도 예상밖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국제 금값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심리적 기준선인 트로이온스당 130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4월물 금은 전날보다 5.10달러(0.4%) 오른 온스당 1300.10 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7일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다시 반짝이는 금값을 놓고 ‘바닥쳤다 vs 추가하락’ 논쟁이 뜨겁다.

▶금값의 역설 왜?=문제는 금값이 지난해 12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가 자산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줄이기로 결정한 이후 지난 1월 추가로 100억달러 축소를 발표했지만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금값은 지난해 12월19일 온스당 1195달러로 저점을 찍은 이후 지난 13일까지 8.7% 올랐다. 통상적으로 Fed가 풀었던 돈을 거두기 시작하면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은 떨어지게 돼 있지만 지금 상황은 정반대인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회복이 예상 만큼 견고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프 시카 시카웰스매니지먼트 대표는 “미국 노동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며 “금값이 오르는 것을 보면 투자자들은 아직 경제 성장책으로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경제지표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발표된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3만9000건으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미국의 소매판매는 이상한파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감소한 1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7일 발표된 미국의 1월 실업률(6.6%) 5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지만,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11만3000명에 그쳐 예상치 18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마켓워치는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재닛 옐런 Fed 신임 의장이 기존 통화정책 유지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11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균형에 맞는(measured steps) 양적완화 축소와 저금리 기조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를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에 따른 달러 강세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금 투자를 늘렸다. 실제로 이날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 SPDR골드트러스트의 금 매입량은 1.8t 늘어났다. 미국 유력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는 “지난해 막대한 금 ETF 청산으로 금값이 28%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유입은 금값 상승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의 금 실수요 증가도 금값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중국의 금 소비량은 1176t으로 전년대비 41% 급증했다. 인도 역시 금 소비량이 865t에 달해 견조한 소비세를 나타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상품 전략가 존 라포지와 워렌 파이즈는 “금값의 최악 약세장은 끝났다”며 금 보유를 권유했다. 이들은 “금값은 회복단계에 있다”며 “온스당 1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짝이는 금값 ‘반짝’일뿐=그러나 일각에서는 금값 반등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보고서에 “금값이 올해 안에 온스당 1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비관했다. 추가 하락 이유로는 ▷미국 금리 인상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감소 ▷인도 금 수입 축소 등을 꼽았다.

크레디트스위스의 귀금속리서치 대표 톰 켄달은 ‘금은 금리가 붙지 않는 방어자산’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금값 반등 재료는 더이상 나올게 없다”며 “최근 상승세는 금값의 턴어라운드를 지지하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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