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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박사 52%, "리프니츠카야에 베팅"
“리프니츠카야가 좀 더 나은 게 있다면 스핀ㆍ링크 경험ㆍ홈 어드밴티지. 나머진 모두 김연아의 절대 우세다.”

마침내 ‘여왕’과 ‘요정’이 러시아의 하늘 아래 나란히 섰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사상 세 번째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24)가 13일(한국시간) 결전지인 러시아 소치 땅을 밟으면서 혜성처럼 등장한 러시아 ‘피겨신동’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와 대결의 서막이 올랐다.

러시아의 ‘공기’는 지난 10일 끝난 피겨 단체전을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졌다. 리프니츠카야가 단체전 여자 싱글에서 기대 이상의 연기를 펼치며 러시아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기 때문이다. 리프니츠카야는 쇼트프로그램 72.90점, 프리스케이팅 141.51점, 합계 214.41점을 받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리프니츠카야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이 TV 중계에 비쳤고 외신들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의 나디아 코마네치를 연상시킨다”며 비상한 관심을 쏟았다. 유럽 도박사들의 배당률도 요동쳤다. 윌리엄 힐은 리프니츠카야의 금메달 배당률을 0.83으로, 김연아의 우승 배당률 1.38보다 낮게 책정했다. 리프니츠카야의 우승 가능성을 더 높게 본 것이다. 현재 21개 유럽 베팅업체를 통해 여자 싱글에 돈을 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리프니츠카야(52.3%)를 선택했다. 그 다음이 김연아(23.03%), 그레이시 골드(미국ㆍ6.91%), 아사다 마오(일본ㆍ6.58%) 순이다. 소치에 있는 국내 피겨 전문가들은 “소치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긴 했다. 러시아가 어떻게 해서든 리프니츠카야를 시상대에 올리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걱정되는 것은 1위로 만들려는 욕심까지 느껴진다는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리프니츠카야는 정말 ‘피겨 레전드’ 김연아를 위협할 만한 선수일까. 지난해 12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테크니컬 패널로 리프니츠카야의 기술을 직접 평가한 이은희 국제빙상연맹(ISU) 스페셜리스트 겸 코치는 “한 달 전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절대로 김연아의 적수는 아니다”고 단언했다. 198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이은희 코치는 “러츠와 플립 점프에서 롱엣지 판정을 잘 받는 선수다. 패널 3명이 이 부분을 결정하는데 당시엔 2명이 롱엣지 판정을 줬다. 심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 견해로는 확실히 롱엣지다”고 했다. 리프니츠카야는 당시 세차례 러츠 점프에서 모두 롱엣지를 받았다. 이 코치는 “리프니츠카야의 강점은 스핀이다. 프리 때 보여준 세 가지 스핀의 속도가 모두 밸런스가 완벽하고 월등히 빠르며 매우 독특하다. 최고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코치는 이어 “피겨 단체전을 통해 올림픽 링크를 경험해 봤다는 점과 홈 어드밴티지가 리프니츠카야의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두 선수가 자신의 연기를 정상적으로 펼친다면 여전히 김연아가 압도적이다”고 했다.

정재은 MBC 해설위원도 “체조 선수 출신이라 워낙 유연성과 회전력이 좋다. 몸도 가볍고 어리다. 스핀과 스파이럴에서 확실히 눈에 띌 만큼 잘 한다”면서 “하지만 점프는 김연아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점프가 높거나 멀지도 않고 표현력이 있는 편도 아니다. 관중과의 호흡도 자신이 이끌어낸 것이 아니라 자국민들이 일방적으로 보내는 응원일 뿐이다. 김연아의 압도적인 흡입력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정 위원은 “롱엣지를 잘 받는 선수인데 피겨 단체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번 심판진은 롱엣지에 너그러운 편인 것같다. 리프니츠카야에게 분명 유리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방상아 SBS 해설위원도 “가볍고 빠른 몸놀림이 돋보이고 스핀 역시 훌륭하다. 하지만 엣지를 사용하지 않고 얼음을 긁으며 더블악셀을 뛰는 등의 동작들이 약점이다. 잘못된 엣지를 쓰기 때문에 연결 점프에서도 좋은 비거리가 나올 수 없다”고 했다. 김연아의 점프와 리프니츠카야의 스핀. 결국 ‘여왕’과 ‘요정’이 자신들의 강점을 얼마나 부각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김연아는 13일부터 올림픽공원 연습링크에서 현지 분위기를 익힌 후 16일부터 경기가 벌어지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본격적으로 빙질과 경기장 적응을 시작한다. 리프니츠카야는 모스크바 전용링크에서 훈련한 뒤 경기 하루 전 소치에 돌아올 예정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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