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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세계 4대 회계법인 매출 ‘대박’…앞날은 불안하다?
작년 총 1138억弗 사상 최고치
IT기업 붐 타고 실적개선 효과
기업감사 규제강화 불똥 우려도


딜로이트와 프라이스워터쿠퍼스(PwC), 언스트앤영(EY), KPMG 등 세계 4대 회계 컨설팅업체들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미국의 깜짝 경제성장과 ‘IT 기업 붐’ 등에 따른 실적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대 잠재시장인 중국과 유럽 등에서 기업 감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빅4 회계법인의 매출 합계는 지난 2013회계연도에 1138억달러(약 120조7646억원)로 전년대비 36억달러나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KPMG는 234억2000만달러(약 24조8533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연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인도와 중국의 연매출이 16.3%, 10%로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 이에 대해 마이클 앤드류 KPMG인터내셔널 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업들 사이에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돌아왔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수요 성장세가 향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딜로이트는 최대 시장인 미국 경제가 살아난 덕을 톡톡히 보며 매출이 전년대비 5.6% 늘었다. 딜로이트의 매출 증가분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달했다.

딜로이트는 이에 대해 “(경기 회복으로) 기업들의 사업 투자 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PwC와 EY도 각각 매출이 321억달러(약 34조645억원), 259억달러(약 27조4851억원)에 이르렀다.

빅4의 매출약진으로 이들 4대 회계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전체의 67%에 달하는 등 다른 중소업체들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전망이 지금처럼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주요 시장에서 규제의 덫에 걸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업계는 미국의 회계 규제 강화로 중국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22일 이들 빅4의 중국 법인이 향후 6개월 간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감사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지난 2012년 중국 상장 기업들의 회계 부정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미국은 지난해 7월에도 중국 상장 기업들의 회계 감사자료를 SEC에 공개하는 방안을 도입한 바 있다.

유럽도 회계 시장의 과점 체제가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EU는 유럽 내 상장 기업들이 10년마다 정기적으로 회계법인을 교체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오는 4월 유럽의회(EP)에서 표결을 앞두고 있다. 또 세무 등 비감사 업무에 대한 수수료가 감사 업무 수수료의 70%를 넘지 못하게 하는 조치도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갖은 규제가 도입되더라도 빅4는 건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세프 제라코스 시카고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유럽의 회계법인 의무교체 조치는 시장 집중 현상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사실상 기업들은 빅4 업체들에게 회계 감사를 의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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