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본 주택시장

1월 서울 전세수급지수 120 밀려든 수요자들에 매물 실종

부동산 시장 회복 여부 1월이후 실질거래량 지켜봐야

주택시장 수요자 대다수는 여전히 전세만 찾고 있으며, ‘물량 없는’ 전세거래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현상이 수치로 확인됐다. 매매시장 온기도 전체로 퍼졌는지 확인하려면 1월 이후 실질적인 거래량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이 2012년 7월부터 매월 집계하는 전국 주택전세수급동향지수(이하 전세수급지수)는 올 1월 111.5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아파트의 전국전세수급지수는 113.7, 서울은 120.6으로 집계됐다. 서울 소재 아파트일 수록 전세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감정원 집계시점 이래 전국전세수급지수는 꾸준한 상승세다. 재작년 7∼12월 평균은 106.3, 작년 1∼6월엔 107.9를 나타냈다. 직전 6개월 평균치는 111.2로 더 올랐다. 같은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전세수급지수도 108.4→111.9→118.2로 널뛰었다.

수요만 넘치는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할 리 없다. 전국 주택전세거래동향지수(이하 전세거래지수)는 1월기준 64.8이다. 이 지수는 100에 못 미칠 수록 거래가 부진하단 뜻이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거래지수는 61.3으로 거래가 더 잠잠했다.

전세수요 활활·매매는 아직…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 서서히 분위기를 회복중인 매매시장도 온기가 퍼졌는지를 가늠하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사실상 전세→매매수요 전환의 신호탄으로 통한 ‘공유형모기지’시범사업 시점(작년 10월)이후 매매거래는 중저가지역위주로 늘었다. 계약 후 신고까지 통상 30∼60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 작년 11월 이후 2월 현재까지 집계한 서울 아파트 거래는 총 2만349건이다. 이는 직전 4개월간 거래량(1만6486건ㆍ2013. 7∼ 2013. 10)이나 전년 동기 거래량(1만5438건ㆍ2012. 11∼ 2013. 2)보다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이재국 서일대 교수는 “세부적으론 (재건축 단지들과) 강북의 전용 33∼59㎡ 주택 위주로 활발히 거래됐다”며 “각종 세제혜택에도 불구, 강남의 전용 85㎡이상 10억원대 고가단지는 거래량이 적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거래 총량은 증가한 걸로 보이지만, 특정면적과 금액대에서만 수요가 반응했을 가능성이 있다. (2월 말 부터 나올)1월 이후 실질 거래량 추이를 봐야 (회복세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