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피겨스케이팅 2연패에 도전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결전의 땅 소치에 입성했다.
김연아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공항을 통해 입국해 “시즌 동안 준비하면서 이날이 언제 올까 기다렸는데 드디어 소치에 오게 됐다”면서 “경기까지 긴 일주일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를 사로잡는 연기로 역대 최고점인 228.56점을 김연아는 오는 20일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21일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를 연기하며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김연아가 소치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카타리나 비트(독일·1984∼1988년) 이후 26년 만의 여자 싱글 2회 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다.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김연아는 “밴쿠버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이번에도 똑같다”면서 “저의 베스트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고 준비하는 과정에 후회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현지에 일찍 와서 적응하는 만큼 한국에서 훈련하는 컨디션으로 맞춰 준비할 것”이라면서 “운동이라는 게 늘 잘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 당일에 맞춰서 컨디션 조절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면 흐트러지고 집중을 못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른 경기와 다름 없이 ‘드디어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라면서 “실전의 날에 긴장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한국에서 TV를 통해 단체전 경기를 지켜봤다는 김연아는 자신이 서게 될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를 미리 보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조명이나 관중, 펜스 등 제가 경기하게 될 링크의 부분을 눈에 익히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샛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의 급부상에 대해선 “어떤 대회든 금메달 후보에 대한 얘기가 있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선수들도 인간이라 그런 부분이 신경 쓰이겠지만 떨쳐버리고 제가 준비한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밴쿠버 때 그랬듯이 결국은 ‘그날의 운’에 따른 것”이라면서 “운에 맡기는 게 가장 마음이 편하다”고 특유의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리프니츠카야가 홈 팬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는 것에 대해서도 “저도 이런 관중, 저런 관중 다 겪어봤다”면서 “밴쿠버 올림픽 때도 제 팬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마음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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