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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가투자 ‘1층 = 고수익’ 공식, 파괴중
[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상가투자의 정해진 틀이 깨지고 있다. ‘가장 좋은 위치’의 구분이 모호해져서다. 1층 코너자리가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공식도 흔들리는 추세다.

약국이나 부동산 등 소위 ‘1층 전용업종’들이 2층 이상 상층부로 옮겨가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상가투자 전문가들은 상권이 형성됐을 때 1층 자리가 최고의 가치를 갖는 건 아니라고 잘라말한다. 상가의 가치는 입지도 상당한 영향을 주지만 임차인의 능력, 운영사의 마케팅, 개발호재, 업종 선택 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 상층부 수익률이 더 높아 = 12일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주요 택지지구에 분양된 근린상가 1층 수익률은 총 투자금의 30%정도 융자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평균 6∼8%, 2층 및 3층 수익률은 이보다 1%포인트 높은 7∼9%정도로 나타났다.

평균치를 뛰어넘는 고수익 사례도 확인됐다. 상층부 상가에 단순히 돈만 넣은 투자자 뿐 아니라 분양받아 직접 점포를 운영하는 이들 중에도 실 투자금 대비 10%이상 수익률을 올린 경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2층 이상 상가 수익률 및 사례

회사원 박경구(47ㆍ가명)씨는 3년 전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의 지식산업센터(구 아파트형 공장) 상가 3층의 198㎡규모 점포를 3억원에 분양받았다. 보유현금 2억원에 1억원은 은행융자를 이용했다. 이자비용(금리 4.5%)과 입점중인 점포 보증금(5000만원)등을 제외한 연 수익은 2790만원. 수익률은 실 투자금(1억5000만원)대비 18.6%에 달한다.

현재 이곳엔 퓨전음식점이 성업중이다. 박씨는 “젊은 직장인이 많은데다 구내식당 없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 같은 건물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며 “1층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임차인(음식점 주인)이 권리금을 줄테니 점포를 팔 생각 없냐고 했지만 당분간 매도할 생각은 없다”고 귀띔했다.

4년 전 경기 동탄1신도시 한 상가의 2층 점포(275.48㎡)를 5억원에 분양받아 삼겹살집을 직접 운영하는 허국진(41ㆍ가명)씨도 비슷한 경우다. 허씨는 “1층을 분양받으면 투자금액도 부담되지만 업종 특성상 넓은 공간을 활용해야 매출을 올릴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허씨 가게의 일 매출은 100만∼150만원. 입지와 업종을 감안해 전문가들이 매긴 하루 최대 매상(80만원)의 갑절수준이다. 실 투자금(3억5000만원)대비 수익률은 12.76%에 이른다. 


▶ 상대적으로 비싸진 1층 분양가 = 이처럼 상가 상층부의 선호도나 수익률 모두 높아진 이유는 1층상가의 높은 분양가때문이다. 박씨나 허씨 모두 1층 가격은 지나치게 비쌌다고 털어놨다. 박씨가 투자한 곳 1층점포의 분양가격은 3.3㎡당 2000만원에 달했다. 현재 투자한 곳의 4배수준. 허씨도 “만약 1층에 입점했다면 지금보다 투자비가 갑절가량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내수 불황으로 투자자들이 ‘접근성 좋다’고 알려진 1층으로만 몰린 현상은 저층 분양가를 상대적으로 끌어올린 주범이 됐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상가의 층별 분양가를 평가해 1층을 100으로 볼 때 2010년 이전엔 2층이 50, 3층은 40수준이었다. 최근 1층 대비 2층의 가격수준은 35이하, 3층은 30이하로 더 낮아졌다. 

층별 상가투자 체크포인트

▶ 모호해진 선호업종…투자 주의점은 = 이에 따라 1층에 으레 있을법한 업종분포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1층을 차지했던 대표적인 업종들인 은행, 약국, 부동산 등과 같은 1층 전용 업종들이 하나 둘씩 윗층으로 이동하더니 최근엔 2층 등에 은행이나 약국, 부동산 등이 자리 잡는 게 보편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2층 이상 상가의 단점도 있다. 1층보단 멀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건 전통적 약점이다. 소위 ‘뜨내기 손님’을 받기도 어렵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손님이 불편을 감수하고 찾게 하려면 업종과 서비스를 차별화해야 한다. 공실 대비책도 필수”라며 “상층부 상가를 택한다면 역세권이나 대학가 등 공실 위험이 적은 상권이 형성돼 있는 곳이 좋다”고 조언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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