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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조에 도쿄도지사 당선자, 여성 비하발언 논란 확산
“성차별주의자들에겐 성관계도 없다”


[헤럴드경제=황해창 선임기자]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ㆍ사진)당선자가 승리의 감격도 잠시, 여성비하 발언으로 곤경에 처했다.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여성계 일각에서 마스조에 당선자의 과거 여성 폄훼, 특히 노골적인 성차별적 발언을 거론하며 그를 지지한 남성들까지 싸잡아 곤경으로 몰아넣고 있다.

선거 직전 AFP 통신에 이어 영국 가디언 지 등 일본 소식에 정통한 외신들은 마스조에의 성차별적 정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11일에는 블룸버그 통신 윌리엄 페섹 도쿄 특파원이 ‘일본의 성차별주의자들에겐 성관계도 없다‘(No Sex For Japan’s Sexists)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일본의 성차별자들에 대한 여성 일각의 섹스 거부 움직임을 비꼬아 눈길을 끌었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2001년 정계에 발을 들이기 전, 지난 1989년 한 남성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월경기간에 있을 때는 정상이 아니다. 여러분들은 아마도 전쟁에 뛰어드느냐 마느냐 같은 국가적인 중요한 결정을 내릴때 여성들을 그대로 놔 둘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해 일본 여성계의 적잖은 반발을 샀었다.

과거에도 종종 여성을 비하하는 성차별적 발언을 심심찮게 해 온 마스조에 당선자는 여성 정치인들을 ‘쭈그렁 할망구’에 빗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계는 심지어 이번 선거에서 마스조에 후보를 지지한 남성들을 대상으로 섹스 보이콧까지 협박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마스조에의 지지율을 감안하면 자칫 일본 도쿄가 어느날 어느 시각부터 ‘노 섹스 시티’가 될 수도, 아니면 심각한 ‘섹스 공동화 현상’에 빠져들지도 모를 일이라고 외신들은 비꼬고 있다.

그의 발언 때문에 ‘마스조에에게 투표한 남성과 성관계를 갖지 않을 여성들의 모임’이란 트위터 모임이 생겼으며 3000여명의 지지자를 모았다.

운영자들은 프로필에 “우리는 마스조에 선출을 막기 위해 일어서야만 하며, 우리는 여성에 대해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람으로 간주하고, 우리는 마스조에에게 투표한 남성들과는 성관계를 갖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지난 5일 개설된 그의 선출을 반대하는 모임의 웹사이트는 하루에 7만5000건의 히트수를 기록하며 탄원서에 2800명이 서명했다.

사토 에츠코라고 신원을 밝힌 한 여성은 “마스조에는 여성의 적이다, 그는 일본을 사랑하지 않는다. 단지 그 자신만을 사랑할 뿐이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자민당은 그의 발언에 대해 젊었을 적 분별없는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당시 그가 40세가 넘는 나이었다며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여성 비하발언과 함께 그의 사생활도 문제시됐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2번의 이혼경력에 혼외자녀 문제까지 안고 있다. 3번의 결혼 생활에서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또 결혼하지 않은 2명의 다른 여성 사이에 혼외자식이 3명이나 있다. 최근엔 혼외자녀 양육비 문제로 법정에도 선 바 있다.

마스조에 당선자의 이같은 일탈에 대해 불쾌한 것은 비단 여성계 뿐만이 아니다. 정상적인 대다수 일본국민들 입장에선 이런 사고와 정서를 지닌 정치인이 도쿄도지사가 됐다는 사실, 더구나 고립외교를 감수하면서까지 군국주의 깃발을 치켜들고 있는 아베 총리와 정치적 DNA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놓고 불편해 할 것이 분명하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압승 직후 “도쿄를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복지, 재해방지, 그리고 무엇보다 도쿄올림픽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 보다는 당장 섹스 보이콧 등 발등의 불부터 끄고 등돌리는 여성계를 먼저 포용하는 것이 도리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대학교수와 정치 평론가출신인 그는 2001년 참의원으로 중앙정계에 발을 들여 놓아 2007년 재선에 성공하며 작년 7월까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2007년 아베 내각의 1차 개각 때 발탁돼 2년 간 후생노동상으로 재직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여성 고용률 향상 정책 등 여성관련 정책이 그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란 조심스런 분석과 함께 아베 내각의 19명 장관 중 여성은 2명 밖에 없다며 남성이 독보적으로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마스조에 당선자는 지난 9일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의 지원을 받아 211만2979표를 획득하며 타 후보를 압도한 바 있다. 도쿄도지사는 인구 약 1300만명에 연간 13조3000억 엔(약 140조원· 2014년도)의 예산을 집행하는 일본 수도의 행정 총책임자이자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 책임자의 중책을 맡게 된다. 임기는 4년이다.

2012년 말 출범한 아베 내각의 중간평가 성격을 띤 선거에서 마스조에가 압승함으로써 아베 정권의 독주는 계속될 것 같다. 특히 원전 재가동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도 한층 더 가열될 전망이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압승 직후 “도쿄를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복지, 재해방지, 그리고 무엇보다 도쿄올림픽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이 보다는 당장 섹스 보이콧 등 발등의 불부터 끄고 등돌리는 여성계를 먼저 포용하는 것이 도리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황해창 선임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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