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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자동차 산업 고사 위기, 160여년의 자동차 산업 역사 어디로가나…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제너럴 모터스(GM), 포드에 이어 도요타가 호주 자동차 공장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160여년의 호주 자동차 산업 역사가 완벽한 몰락의 길을 걷는 순간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오는 2017년 이후 호주에서 차량과 엔진을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호주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모두 사라졌다.

▶도요타 마저… 총리가 나서도 생산 중단=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자동차 사장은 “부정적인 요인 때문에 생산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괴로운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차량 및 엔진 제조공장 뿐만 아니라 현지 기술센터도 축소 운영할 방침이다. 기존 판매 차량 유지보수 업무와 신차 판매는 현지 법인이 맡는다.

GM의 홀든 자동차 조립공장. [사진=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는 호주달러의 강세로 인한 환율 부담, 생산비용 증가, 현지 업체의 생산물량 감소, 현지 시장의 경쟁 과열 등으로 인해 생산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12월 도요타는 토니 애벗 호주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철수를 고려중이라고 경고했다. 애벗 총리는 도요타를 붙잡기 위해 애정 공세에 나섰고 맥스 야스다 도요타 호주 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는 도요타가 호주에서 계속 생산공장을 운영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요타의 철수를 막지 못했다.

도요타 호주 지사는 지난해 3월 회계연도까지 연간 2억2090만달러(약 2130억원)의 수익을 거뒀으나 이는 비용절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이 회사는 지난 1963년부터 현지 법인을 설립해 수십 년 간 공장을 운영해 왔고 기술센터를 포함, 4000여명의 근로자를 채용했다. 이곳에선 중형 세단인 캠리와 코롤라 등을 생산하며 알토나 공장에선 생산된 차량의 70%를 수출하고 있다.


▶160년 호주 자동차 산업의 역사, 곧 막을 내리다=호주 자동차 산업은 18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델레이드에서 마차와 마구를 제조하고 마차 덮개를 수리하던 제임스 알렉산더 홀든이 사업을 확장해 차체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포드는 1925년 빅토리아주 질롱에 호주지사를 설립했으며 1931년엔 GM이 홀든을 인수합병(M&A)했다. 도요타는 멜버른에 처음으로 해외 공장을 설립했으며 1963년부터 차량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90년대부터 엑소더스가 시작됐다. 1992년 닛산자동차가 철수를 시작하고 금융위기가 도래한 2008년 미쯔비시자동차도 호주에서 손을 뗐다.

지난해엔 포드가 2016년까지 호주 내 두 개 공장 철수를 발표한 지 6개월 뒤인 12월, GM 역시 2017년까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수합병으로 진출한 지 80여년 만이다.

호주 의회는 GM에 보조금을 지급해 공장이 폐쇄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애벗 총리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업체들이 속속 생산중단을 결정하며 210억호주달러(약 20조2500억원)에 이르는 산업이 사라지고 약 5만여명의 실직자가 예상된다고 블룸버그와 WSJ은 전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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