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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 김대연> 착해진 가격 안정적 주행…뒷좌석 회장님도 반했어
기아차 ‘K9’
K9은 지난해 월 평균 419대가 팔렸다. 당초 목표(월 2000대)에 크게 못 미쳤다. 회장님들의 차 에쿠스에 비해 떨어지는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차 값의 차가 크지 않았던 탓이다.

기아차는 “남양연구소가 보유한 모든 최신 첨단기술이 다 들어갔다”고 외쳤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에쿠스도 10년 이상 걸려가며 쌓아온 이름값인데, 어쩌면 하루 아침에 대한민국 대표 세단이 되겠다는 기아차의 목표 자체가 무리였다.

그래서일까. K9 2014년형은 가격부터 손댔다. 하위 트림 가격이 4990만원부터 시작했다. 몸값을 낮추자 긍정적인 소식도 들려왔다. 2014년형의 계약대수가 출시 이전보다 배가량 껑충 뛴 것이다. 파워트레인 변화 없이 가격 그리고 일부 디자인 및 옵션이 변경됐다는 K9이 과연 판매부진의 해법을 찾은 것일까.

시승은 3.8 노블레스로 서울시내에서 내부순환도로, 김포 한강로, 대명항로 등을 거친 왕복 120㎞ 구간에서 진행됐다. 약하게 눈발이 날리긴 했지만 주행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가격을 제외한 K9 2014년형의 가장 큰 변화는 앞부분 외관이다. 라디에이터그릴 크기를 상하좌우 방향으로 모두 늘려서 외형상 더 크고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 느낌이 약해지고 재규어 차량과 비슷한 느낌이 났다.

물론 LED 포지션 램프 길이를 보다 늘렸고, LED 방향지시등 위치를 바꿔 앞부분이 더 커진 느낌을 줬다. 주행감은 후륜 특유의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여전했다. 빠른 가속력과 고급스럽게 미끄러지듯 질주하는 속도감도 탁월했으며, 제동력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다만 저속 주행 때 스티어링휠의 복원이 민첩하지 못한 점, 칼처럼 정확한 코너링까지 갖추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뒷좌석은 성인 3명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넓었고, 웬만한 과속방지턱은 크게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격이 크지 않았다. 노멀, 스포트, 에코로 나뉜 주행 방식은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주행감을 향상시켰고, 스노버튼은 악천우시 후륜구동의 약점을 조금은 개선시킬 수 있었다.

편의장치는 대체로 훌륭했다. 차량 주변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올어라운드뷰는 고급 수입차 이상의 선명도를 나타냈고, 헤드업디스플레이는 과속방지턱까지 표시했다. 시트의 떨림을 통해 알려주는 차선이탈방지장치, 후측방경보시스템 등은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됐다. 연비를 따지는 차량은 아니지만 성인 5명이 타고서도 ℓ당 평균 7.4㎞가 나왔다.

이 밖에도 K9 2014년형은 블랙하이그로시 적용, 우드그레인 및 크롬 재질 추가 등을 통해 고급감을 강화했고 이중접합 차음글라스로 실내 정숙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새롭게 적용됐고,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 트렁크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일부 편의사양을 기본 적용하기도 했다.

K9 2014년형은 기아차의 학습의 산물이다. 우리는 잘만들었는데 고객이 몰라준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가격과 조건 등을 늦었지만 먼저(?) 내밀었다. 다만 최저 트림뿐 아니라 주력 트림까지 가격을 함께 낮췄다면 보다 많은 고객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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