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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 영토에서 불붙은 중-일 전쟁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아시아 경제 쌍두마차인 중국과 일본의 경쟁 속에 지난달 아시아 지역 기업 인수합병(M&A)이 사상 최대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아시아태평양 지역 M&A가 67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0% 증가했다고 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디알로직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시아 기업의 비 아시아 지역 자산 인수액은 1년만에 3배가 늘어나 248억달러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장은 일본 주류회사 선토리의 미국 2위 위스키 제조사 빔 인수(인수가 136억달러), 중국 PC제조사 레노보의 IBM 저사양 서버 사업 부문(23억 달러)과 구글의 휴대전화부문(29억 달러) 인수 등 일본과 중국이 ‘블록버스터급’으로 미국 기업 자산 인수에 나선 덕분이다. 중국공상은행(ICBC)은 또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탠더드뱅크그룹의 글로벌 마켓 부문을 7억6500만달러를 주고 지배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양국의 불꽃 경쟁 속에서 아시아의 한편인 동남아시아 지역 M&A는 맥을 못췄다. 최근 몇년새 M&A가 활발했던 동남아 지역은 최근 정정불안, 신흥국 위기 등 그늘이 드리우면서 M&A가 정체됐다. 전체 아시아태평양 지역 M&A 시장에서 동남아 비중은 지난해 18%에서 올해 들어 13%로 감소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신흥시장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신흥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자, 투자자들이 동남아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외국인 투자 환경이 나빠진 탓도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국내 은행에 대한 외국인 보유 지분은 최대 40%로, 광산 개발 자산에 대한 외국인 소유는 50% 미만으로 묶였다. 미국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가 지난해 중반 이래 19% 하락한 것도 투자자의 발목을 붙잡았다. 로펌 화이트앤케이스의 동남아 지역 M&A 전문가 인 찰리 윌슨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분기에는 M&A 규모가 더 줄어들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가 직접 인수 보다는 조인트벤처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호주 통신회사 텔스트라는 동남아 지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인도네시아 통신사 PTT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했다.

동남아 지역 M&A가 회복하는 건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대기자’가 많다는 얘기다. JP모건의 아시아 M&A 장인 롭 시비틸리는 “일본의 동남아 지역 진출은 트렌드가 될 것이다”고 했다. 그는 또 동북아 지역 M&A의 급증에 대해 “큰 기업들이 움직이면 시장에 파급 효과를 낼 것이다”고 평가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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