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슴이 그려진 이 아름다운 ‘조선 청화백자’를 점찍은 이는 미군(美軍)?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뽀얀 백자 항아리에 사슴이 활달하게 그려져 있다. 19세기에 만들어진 높이 37cm의 조선 청화백자 십장생 항아리이다. 우윳빛 표면에 역동적으로 내달리는 사슴을 비롯해, 십장생의 대상을 여유롭게 새긴 솜씨가 가히 일품이다.

형태 또한 조선 후기 항아리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당당함을 뽐낸다. 이 명품 도자기의 가치를 일찌기 알아보고, 수집한 이는 1950년대에 한국에 주둔했던 미군(美軍) 로버트 무어(Robert Moore) 씨였다.

올해 84세인 무어 씨는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 고미술 컬렉터 중 한명이다. 그는 주한미군 생활을 하며 한국의 우아하면서도 간결한 고미술에 매료됐다. 이후 본국으로 돌아간 뒤로도 여전히 한국 문화를 잊지 못해 한국인의 삶과 역사가 아로새겨진 작품들을 직접 감상하며 하나둘씩 구입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한국 미술에 대한 안목과 지식의 깊이가 차츰 쌓여갔다. 

조선 19세기 청화백자 십장생 항아리.[사진제공=크리스티]

무어 씨는 1960~70년대에 경매장, 갤러리, 고미술점은 물론이고, 심지어 컬렉터의 집까지 직접 방문하며 한국 고미술품을 적극적으로 수집했다. 그 결과 방대한 한국미술 컬렉션의 꼴을 갖추게 됐다. 무엇보다 한국문화와 고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기반으로 한국 고미술품을 수집한 그는 현재 동료및 학자,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한국 고미술에 관한 강의를 시행 중이다.

그의 컬렉션은 크리스티에 의해 지난 1986년과 2006년에 미국서 성황리에 경매가 시행된바 있다. 그리고 8년 만에 다시 그의 컬렉션이 경매에 부쳐진다. 크리스티는 오는 3월 18일 뉴욕 록펠러센터 내 경매장에서 ‘한국 고미술 경매-십장생(Ten Signs of Long Life) The Robert Moore Collection’을 개최한다. 이 경매에는 로버트 무어 씨가 수집한 한국의 아름다운 도자기와 칠기, 목기, 병풍, 조각 등 135점이 출품된다. 그밖의 작품을 포함해 총 170여점의 한국 고미술품이 나온다.

조선 19세기 화각함. [사진제공=크리스티]

크리스티 뉴욕의 한국 고미술경매의 하이라이트 작품은 오는 18일, 19일 서울 충무로의 신세계 갤러리(신세계백화점 본관 12층)에서 미리 감상할 수 있다. 프리뷰 전시에 발맞춰 로버트 무어 씨와 뉴욕 크리스티의 한국미술 경매 담당자인 김혜겸(Heakyum Kim) 씨가 내한할 예정이다. 02-720-5266

yrlee@heraldcorp.com

미국 LA자택 앞에 선 로버트 무어 씨. [사진제공=크리스티]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