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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ㆍ해운, 한 그룹에서 한 사례 없다”던 최은영 회장, 결국 ‘한진’ 그늘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경영권 손 떼고 조양호 회장에 지분 넘길 전망


[헤럴드경제=박수진ㆍ서상범ㆍ신동윤 기자] “항공과 해운을 한 그룹에서 같이 하는 사례는 없습니다.”

최은영<사진> 한진해운 회장은 지난 2009년 말 한진해운홀딩스 출범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계열분리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이후 정석기업, 한진관광 등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의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계열분리 작업에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결국 해운업 불황이 발목을 잡았다. 유동성 위기는 ‘독립경영’의 꿈을 무산시켰다. 남편 고 조수호 회장이 경영권을 분리해 한진해운을 운영한지 약 10년, 그리고 최 회장이 남편의 작고 후 경영일선에 나선지 7년 만에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경영 지배 안에 놓이게 됐다.

6일 채권단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신설 법인과 기존 법인으로 인적 분할한 후 지분 교환을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한진해운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진해운이 포함된 신설법인을 조 회장이 인수하고 기존 법인을 최 회장이 갖는 방식이다.

신설법인에는 한진해운 지분 등 자산이 이전되고 기존 법인에는 제3자 물류 부문과 정보기술 회사인 싸이버로지텍과 선박관리회사인 한진SM, 한진해운 여의도 사옥이 남게 된다. 최 회장은 이에 따라 싸이버로지텍과 한진SM, 제3자 물류부문 등을 경영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지주회사는 한진해운홀딩스(지분율 36.45%)다. 최 회장과 두 딸, 양현재단 등이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은 46%며 대한항공 ㈜한진 등 조 회장 쪽은 27%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해운홀딩스 분할 후 지분 교환에 따라 최 회장 측 지분이 조 회장에게 모두 넘어가게 된다.

사실 지난 해 연말 대한항공이 두차례에 걸쳐 한진해운에 2500억여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면서 사실상 최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권을 포기할 것이라는 예견은 이어져왔다. 당시 대한항공은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했다. 비슷한 시기에 김영민 전 한진해운 사장이 사표를 제출했고 그 자리에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대표가 임명되기도 했다. 최 회장도 고 조수호 회장 추목식 등에서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 측은 “두 분이 경영정상화 노력을 함께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권 관련해서도 계속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도 “조 회장이 미국 출장 중이라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거나 결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분 정리 등 본격적인 논의는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귀국한 직 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분 정리 등 처리 방향에 대해 빠르면 상반기 중에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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