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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파4홀서 원 온한 민경욱 靑 대변인 소통 홀인원 날릴까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민경욱 신임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오전 춘추관을 찾아 “살 길 왔는지, 죽을 길 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날 대변인 인선 발표가 나자마자 그에게 쏟아진 비판을 의식한 말이다. 인선 소식이 알려진 뒤 불붙은 ‘적임자 논란’을 모른채 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미국 대사관 스파이설부터 기자의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공영방송 앵커 출신이 ‘휴지기’ 없이 청와대행을 택했다는 비난도 그를 괴롭히고 있다.하지만 그는 “제가 맞아할 부분이다”며 쓴 매도 달게 받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민 대변인을 향한 우려의 시선은 ‘업(業)의 본질’ 대목에도 쏠려 있다. 정치와 행정 경험이 없어 정무능력이 불투명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없는데 최고통치자의 국정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겠냐는 게 핵심이다. 대변인이 자칫 대통령의 말만 전달하는 데 급급할 수 있다는 시각이 엄존한다. 민 대변인 스스로도 인정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대변인이 뭘 해야 할지 깊이 말씀드릴 정도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출근 이틀째인 6일 우려를 희석시키려는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 합의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전하는 걸로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50초의 짧은 브리핑이었지만, 원고엔 대통령의 메시지 외에 대변인의 논평도 담겼다.

6일 청와대 프리핑룸에서 민경욱 대변인이 임명 후 첫 프리핑을 하며 박근혜대통령의 이산가족상봉에 대한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민 대변인의 지인들은 그에 대해 친화력이 뛰어나고 노력하는 자세가 있다고 평가한다. 대화가 끊기지 않도록 적절하게 화제를 바꿔가며 말하는 재주가 있고, 항상 책을 옆에 끼고 다닐 정도로 독서를 즐긴다고 한다. 마술에도 소질이 있어 흥을 돋구어 준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대변인의 최대 덕목이 소통이라면 최소한의 자질은 갖고 있어 보인다. 그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실력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자, “제 나이가 쉰 둘인데 토익이 990점 만점이다. 부친이 미군부대에서 신발을 닦는 하우스보이 출신이셨는데 그래서 더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개인사도 스스럼없이 밝혔다.

10년 전 일이지만, 민 대변인은 자신을 ‘민원온(One-On)’이라고 불러달라고 미니홈피에 썼다. 골프 라운딩 중 311야드 파4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렸는데 공이 한 번에 그린 위에 올라갔다는 걸 자랑스럽게 소개하면서다. 타이거 우즈에 버금가는 장타를 가진 민 대변인이 대통령과 국민을 잇는 소통에서도 홀인원을 날릴지 지켜볼 일이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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