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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증시 추락, 테이퍼링 막을 수 없어”…Fed 매와 비둘기 ‘한목소리’
“글로벌 주식시장이 추락하더라도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을 막을 수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 테이퍼링 지지 의사를 밝혔다. 긴축 통화정책을 주장하는 강경파인 ‘매파’뿐만 아니라 성장을 위해선 달러 살포도 불사해야 한다는 ‘비둘기파’까지 테이퍼링을 지지하고 나서 주목된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의 회복이야말로 세계 경제를 앞서는 최우선 과제라면서 테이퍼링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Fed 내 강경 매파인 래커 총재는 이날 버지니아주 셰넌도어대 연설을 통해 “Fed는 항상 세계 경제의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테이퍼링을 일시 중단시키려면 장애물은 조금 더 높아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달 29일 Fed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650억달러로 추가 축소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이에 대한 미국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발언이다. 빌렘 뷔터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Fed는 통화 정책 변경이 국외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최소한이라도 고려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Fed의 정책이 전 세계 경제와 금융에 미치는 책임감을 지적한 바 있다.

래커 총재는 그러나 테이퍼링이 미국 경기 성장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Fed의 정책 목표는 미국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미국의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달성하기 위해 정책(테이퍼링)을 동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양적완화 축소에 힘을 실어줬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에반스 총재는 이날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지난해 12월과 올 1월 FOMC에서 각각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씩 축소한 것을 가리켜 “향후 FOMC 회의에서 (현재)테이퍼링 속도에서 벗어나려면 높은 허들이 필요할 것”이라며 “급작스러운 경기 침체나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상승만이 자산매입 속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Fed의 자산매입 축소는 예전부터 예상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Fed가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를 통해 다른 시장이 테이퍼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래커 총재처럼 테이퍼링 강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에반스 총재는 다만 현행 0~0.25%인 기준금리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저인플레이션과 고실업 상황으로 볼 때 단기 정책금리는 2015년까지 제로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래커 총재와 에반스 총재는 모두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이 없으나 내년부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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