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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위기 ‘바닥 vs 추락’ 팽팽
▶신흥국 바닥 찍었나vs 끝모를 추락이냐=미국의 ‘마이웨이식’ 돈줄 죄기에 신흥국 위기에 대한 전망이 갈리고 있다. 위기가 취약국에서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한다는 비관론과 함께 신흥국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긍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블랙록의 루스 코스터리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신흥국의 낮은 달러표시 부채와 높은 외환보유액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미 신흥시장은 매우 중대한 조정을 겪었다”며 “신흥국 증시는 선진국 시장에 비해 40%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문제아가 있는 반면 터키와 같은 심각한 위기국이 있다”며 국가별로 다른 접근을 조언했다.

신흥시장 자금 이탈과 관련해서는 결국 자금이 회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템플턴 신흥시장 그룹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투자자들이 지금은 미국의 상승장을 즐기고 있다”면서 “그러나 신흥시장의 여러 여건이 자본을 다시 끌어들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성장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빠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도 높지 않고 보유 외환 규모도 큰 점을 상기시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신흥국 위기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우 글로벌 금리ㆍ환율 대표는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을 첫 시사한 지난 여름 위기는 “아시아에서 촉발된 성격이 매우 짙다”면서 반면 “지금은 아시아가 (전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잘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흥국 위기가 지난해 중반보다 덜 확산한 것”이라면서 “지난 2주의 신흥국 자금 이탈을 ‘조금의 전염(The little bit of contagion)’”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흥시장의 대응이 애초부터 역부족이라며 위기 확산론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 이후 신흥국의 자금이탈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 분석기관 이머징 포트폴리오펀드 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달 신흥국 주식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122억달러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경제의 기초 체력이 양호한 헝가리, 폴란드 통화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위기가 일부 취약국에서 신흥국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AFP는 “Fed의 양적완화 축소로 터키와 남아공의 전격적인 금리 인상이 반짝 효과에 그쳤다”면서 이들 국가의 대응이 애초부터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씨티 그룹의 선진국 환거래 책임자 스티븐 잉글랜드도 “이들의 중앙은행과 정치권이 금리 인상 충격을 견디기에는 너무 취약하다”면서 “후속 조치가 버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그 메이슨의 웨인 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들 신흥국 중앙은행의 긴급 조치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단기적으로는 통화 가치를 방어할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에 해가 된다”고 경고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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