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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 - 이종덕> 예술가 지원, 문화콘텐츠 생산의 핵심
얼마전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문화모임인 ‘광화문문화포럼’의 뉴스레터에 서울대학교 송호근 교수의 ‘스토리텔링의 나라, 문화예술인’이라는 무척 흥미로운 칼럼이 게재됐다. ‘한국인은 유독 얘기를 좋아하는데, 이러한 한국인의 얘기는 문화인의 특유한 감각을 통해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소중한 자원이며, 고급문화로 변용될 수 있는 질료이므로 이것에 각별한 생명의 옷을 입히는 문화예술인의 감각적 터치를 기다린다’는 글이었다. 송 교수가 이야기한 ‘문화예술인의 감각적 터치가 곁들여진 스토리텔링’은 곧 문화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 한국인의 문화적 유전자가 담긴 독특하고 개성있는 스토리의 문화콘텐츠가 넘쳐 흐르고 있다. 2011년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황선미 작가의 인기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이 영문판으로 출간돼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중국ㆍ일본 등 22개국에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또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올해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59%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특히 문화콘텐츠는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핵심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남스타일’로 영국과 미국에서만 약 73억원의 음원 매출을 올린 가수 싸이나, 중국에 라이선스를 수출하고 일본에서까지 공연된 뮤지컬 ‘김종욱찾기’처럼 한국인의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담긴 문화콘텐츠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을 장악할 만한 잠재력이 뛰어난 인력과 재능을 겸비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활발한 스토리텔링과 지속가능한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원천 소스를 창출하는 예술가를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이러한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은 정부, 공공문화재단, 기업 등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며 다양해지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충무아트홀에서도 젊고 재능있는 신진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작품개발비와 공연장을 무료 대관해주며 창작 뮤지컬 개발을 돕는 프로그램인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를 시작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창작자가 장르를 넘나들며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공간인 ‘콘텐츠코리아랩’을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행된 ‘예술인복지법’도 더욱 구체화했다는 긍정적인 뉴스가 들려온다. 예술인 복지예산이 약 19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8.5%가량 증액돼 ‘예술인산재보험’ ‘예술인지원금제도’ 등 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다고 한다.

중국의 고서인 관자(管子)에는 ‘종신지계막여수인(終身之計莫如修人)’이라는 글귀가 있다. ‘한 평생을 살면서 가장 뜻있는 일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는 뜻이다. 창조경제, 문화융성의 답은 예술가 지원에 있다. 예술가를 위한 창작지원 및 복지안전망이 더욱 견고히 구축돼 예술가가 재능과 열정을 자유로이 펼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 문화콘텐츠가 세계 무대를 호령하기를 꿈꿔본다.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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