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똑똑한 그린 하우스 똑똑!
전기 · 난방비 절감 費테크시대…태양광 · 풍력 ·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새해 부동산시장 화두는 ‘그린’
#1.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전용 59㎡ 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모(34) 씨는 최근 1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전기요금을 포함한 관리비는 20여만원, 별도로 부과되는 도시가스비가 30만원이 넘었기 때문. 이 씨 가족은 지난겨울 80만원대의 ‘관리비ㆍ도시가스비 폭탄’을 떠안은 후 가구별 전기ㆍ난방 사용량을 평균 절반 넘게 줄였는데도 에너지비용(수도료 등 기타비용 제외)만 월 40만원 선이 나왔다. 이 씨는 “2인 가족이 사는 방 3개짜리 집의 에너지 요금도 이렇게 비싼데, 앞으로 얼마나 더 아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2.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전용 33㎡ 규모의 토스트집을 운영하는 윤모(65) 씨는 1월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고 한숨부터 쉬었다. 방학 중이라 매출은 성수기의 절반으로 줄었지만 전기요금은 21만원 수준으로 작년 이맘때보다 25% 이상 더 나왔기 때문이다. 윤 씨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만만찮은 에너지비용 부담에 아파트, 주거용 오피스텔 등 주택 거주자뿐 아니라 상가 입점자들의 허리도 날이 갈수록 휘고 있다. 이에 따라 새해 부동산시장에도 ‘에너지비 절감’은 실속을 따지는 수요자의 이목을 끌어당기는 화두가 됐다.

▶전기ㆍ난방비 절감 주택, ‘비(費)테크’ 효과 입증=4~5년 전부터 일부 대형건설사들은 ‘비용절감형 단지’를 선보이며 비(費)테크를 분양 마케팅 수단으로 삼아왔다. 입주민의 관리비를 줄이기 위해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 등 각종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갖춘 개별 아파트단지 대부분은 인근 단지에 비해 관리비 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열병합발전시스템을 갖춰 난방과 온수공급에 쓰고 있는 대구 수성3가 롯데캐슬(2008년 말 입주)의 작년 평균 공용관리비는 ㎡당 46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근처 화성파크드림1단지(641원)나 2단지(637원), 수성코오롱하늘채(578원)에 비해 최대 27% 낮은 수준이다.

2009년 6월 입주한 서울 성북구 정릉동 정릉2차 e-편한세상은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월평균 550㎾h의 전력을 생산,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단지의 작년 평균 공용관리비는 ㎡당 629원이 부과됐다. 인근 정릉쌍용아파트의 같은 기간 평균 공용관리비는 ㎡당 801원이 나왔다.

2011년 입주한 서울 서초구 반포2동의 반포힐스테이트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관리비를 절감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이곳은 분양 당시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지열시스템 등의 적용을 통해 연간 3000만원가량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이 단지의 작년 평균 공용관리비는 ㎡당 709원으로, 인근 신반포한신23차(1341원)나 신반포한신15차(964원)에 비해 최대 47%까지 적게 부과됐다. 


▶ ‘저(低)에너지비용’ 수익형 부동산도 속속 공급=최근 분양업체들은 다양한 에너지 절감 설비를 복합건물이나 오피스텔ㆍ상가에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또 주차비 등 관리비를 줄여주거나 관리비를 아예 면제해주는 현장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서울 관악구 까치산공원 인근에 분양 중인 ‘관악파크푸르지오’는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센서 감지형 무선 일괄제어 시스템, 그린통합스위치 등이 도입된다. 또한 공용부 및 부대시설에 건물통합형 태양광발전시스템, 지열냉난방시스템, 엘리베이터 전력회생 시스템 등이 설치된다.

다인산업개발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내 업무용지에 분양 중인 ‘마곡 엘리안’ 오피스텔도 지역냉난방시스템과 태양광집열판 등의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 적용됐다. 단지는 지하 4∼지상 10층, 총 133실(전용 20∼27㎡)로 이뤄진다.

부산 사직동의 테라스 상가 ‘자이언츠 파크’의 경우 주차장 수익으로 상가 관리비를 대신할 계획이어서 입점주들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에도 관리비 절감 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코카콜라 물류부지에 들어서는 현대건설의 ‘독산동 현대지식산업센터’는 태양광발전 등 친환경에너지 사용으로 관리비 절감이 가능하다.

실제 관리비 절감이 가능한 단지들은 분양성적도 좋았다. ‘마곡 힐스테이트 에코’ 오피스텔은 분양 시작과 동시에 100% 분양을 완료했다. 롯데건설이 시공한 ‘덕수궁 롯데캐슬’도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갖춘 덕에 분양성적이 양호했다는 평가다. 


▶정부 ‘그린 리모델링’으로 냉ㆍ난방비 절감 드라이브=정부도 이 같은 에너지비용 절감형 주택 공급에 발벗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하순 건축주가 에너지성능 개선 공사비를 은행에서 저리로 대출받게 하고, 공사 완료 후 절감되는 냉ㆍ난방비로 사업비를 장기간에 걸쳐 상환토록 하는 그린리모델링 사업 참여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실제 시행된 그린리모델링 시범사례 조사 결과 외벽 단열보강, 창호 교체 등 에너지 성능을 높이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경우 냉ㆍ난방비 절감이 가능했다. 서울 노원구의 마들아파트(전용면적 35㎡)의 경우 공사비 180만원을 들여 창호를 교체한 결과 냉ㆍ난방비를 연간 24만원 절감할 수 있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준비한 그린리모델링 예산으로 주택기준 2500∼5000가구 정도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