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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첫 고가차도 ‘아현고가’ 45년 만에 철거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폭 15m, 연장 940m. 우리나라 고가차도의 첫 역사를 쓴 서울 ‘아현고가도로’가 개통 45년만에 철거된다. 신촌로와 충정로를 잇는 아현고가도로는 서울 서쪽 지역에서 서울시청과 서울역, 명동 등 도심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아현동 일대 지역이 고가도로만큼 높아 주변 경관을 바라보는 재미는 없었지만, 언덕배기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다세대주택을 보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아현고가도로는 현재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아현동의 옛 모습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서울시는 노후화된 아현고가도로 철거공사를 위해 오는 6일 오후 3시부터 고가도로 통행을 전면 통제한다고 4일 밝혔다. 

아현고가도로 철거 전
아현고가도로 철거 후 조감도

아현고가도로는 지난 1968년 9월19일 개통된 국내 첫 고가차도이다. 45년간 사용되면서 시설이 노후화돼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1종 시설물로 지정됐고, 지난 2004년 11월 교량안전을 위해 통행 가능 중량이 40톤에서 20톤으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정밀안전진단에서는 보수ㆍ보강 비용이 80억원에 달하고, 유지ㆍ관리비가 매년 4억여원 이상 소요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는 아현고가도로가 제 기능을 잃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3월 철거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시는 다음달 말까지 철거를 완료하고 고가도로로 단절됐던 신촌로~충정로 2.2㎞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오는 8월 초 개통할 계획이다. 아현고가도로 철거와 중앙버스전용도로 설치에 총 146억원이 투입된다.

공사는 차량 통행이 적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야간시간대에 실시하고, 아현고가도로 양쪽 출입구 차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공사 기간에는 고가 진출입 구간을 제외하고 현행과 같이 6개 차로 모두 정상 운영된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그동안 단절됐던 양화 신촌로와 경인 마포로의 버스중앙차로가 도심까지 연결돼 상습 교통체증 해소는 물론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며 “과거 ‘성장과 건설’ 위주의 교통정책이 ‘사람 우선’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가차도라는 상징성과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해 아현고가도로의 교명주(교량 이름을 새겨 놓은 부분)와 표지판 등을 서울역사박물관에 보존, 전시하기로 했다.

또 철거과정을 담은 백서도 제작해 역사적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아울러 철거되는 아현고가도로 위를 마지막으로 걸을 수 있도록 오는 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는 안전한 도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있다. 오는 7월 장충동과 금호동을 잇는 약수고가도로를, 12월에는 충정로와 광화문을 잇는 서대문고가도로를 철거할 예정이다. 노후화로 붕괴 위험이 높은 서울역고가차도의 경우 구체적인 철거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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