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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심없는 카트잡(Cart Job)?…쇼핑카트 훔치는 얌체고객들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ㆍ이현용 인턴기자]대형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본 뒤 쇼핑카트(Shopping Cart)를 집 앞까지 끌고 가는 얌체고객이 많아 마트 업체와 상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없어진 쇼핑카트는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되고, 심지어 집으로 가져갔다가 다시 끌고 와 쇼핑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훔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 혼자만 편하면 된다’는 일부 양심없는 이들의 일탈행위는 그냥 웃어넘기기엔 간단치 않는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3일 기자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월곡점 주변 아파트 단지를 둘러본 결과 카트 수십대가 길거리에서 발견됐다.

홈플러스 월곡점에서 400m 떨어진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카트 30여대가 모여 있었고, 단지 내 분리수거장에는 쓰레기로 가득찬 카트가 방치돼 있었다. 마트에서 700m 거리의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카트 10여대가 발견됐다. 인근 길거리에 버려진 카트도 상당수였다.

쇼핑 단지에서 아파트까지 고객들이 끌고갔다가 방치돼 있는 쇼핑카트들<왼쪽>과 쇼핑카트의 외부 유출을 금지한다는 홈플러스의 안내문.

재래시장에 비치된 쇼핑카트의 상황도 비슷하다. 2009년부터 전통시장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대전시 내 재래시장 8곳에 보급한 쇼핑카드 450대 가운데 최근 100대 이상이 없어졌다. 시장 상인회에서는 현수막까지 걸고 고객들에게 ‘쇼핑카트를 가져가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대학가에 대형마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학교 축제기간 등에 카트에 물건을 가득 싣고 학내, 자취방 등으로 운반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에 인천의 모 대학교 앞 대형마트는 카트 분실을 막기 위해 학교 안에 카트 보관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마트 한개 지점에서는 매년 쇼핑카트 수백대가 분실되고 있다. 카트 1대당 8만~12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연간 수천만원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마트 근처에 사는 일부 고객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카트를 집 앞까지 끌고가기 때문이다. 마트 측은 매장 출구에 안내문구를 내걸고 고객들에게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효과는 거의 없다.

홈플러스 월곡점의 한 관계자는 “주 3회 주변 아파트 등지를 돌며 카트를 회수하고 있다. 한번 회수하러 갈 때마다 20~30대의 카트를 가져오곤 한다”며 “카트를 갖고 가면 형사처벌을 하겠다는 안내판을 붙여놨지만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항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 하는 비뚫어진 시민의식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은 공익을 신경쓰지 않는 ‘개인 편리주의’와 이미 길거리에 쌓여 있는 카트를 보며 자신도 카트를 가져오는 ‘동조 심리’에서 발생한다”며 “형사처벌을 한다고 안내했으면 단호하게 처벌을 해야 이같은 행위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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