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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닝클릭]테이퍼링 후 첫 개장, 3일 코스피 블랙먼데이 되나?
[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위기로 설연휴 기간 내내 해외시장은 출렁했다. 신흥국들이 금리인상으로 달러자금 유출을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상대적 안전지대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단기적 여파는 불가피해보인다. 3일 코스피도 조정가능성이 예상된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의 위기 우려와 기업 실적 부진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9.76포인트(0.94%) 떨어진 1만5698.85을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1.60포인트(0.65%) 낮은 1782.59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19.25포인트(0.47%) 내린 4103.88을 각각 기록했다.

신흥국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 등에 따른 국제 금융위기 재발 우려와 관련, 신흥경제국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권고하기도 했다.

국제유가도 신흥국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74

센트(0.8%) 떨어진 배럴당 97.49 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의 주요 증시도 신흥 시장에 대한 우려 속에 부진한 유럽 경제 지표의 영향을 받아 하락세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0.43% 밀린 6510.44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0.71% 내린 9306.48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0.34% 하락한 4165.72을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50 지수는 0.25% 내린 3014.5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4.22포인트(1.26%) 오른 1941.15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210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이후 석달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지난달 2일부터 28일까지 1조6717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1883억원), 12월(-1조7027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 팔았다.그사이 코스피지수는 4.69% 떨어졌다.

3일 코스피는 단기조정이 예상된다. 설 연휴 동안 각종 악재들이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충격은 어느정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테이퍼링 속에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5로 전월보다 0.5포인트 떨어진 것도 부정적 소식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1월 증시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악재들이 등장하면서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2월 증시는 부담요인이 경감되면서 회복구간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접근해 보면 소재/산업재 섹터, 그중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준하거나 이를 밑도는 화학ㆍ건설주를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중기 저점인 1880선에서 강한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앞으로 1∼2주 내 중기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며 “지수로는 1920이나 1880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1880이 지지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하락할 때 국내 기관이 이를 방어할 가능성이 크고, 외국인 수급까지 개선된다면 중기 바닥 확인이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움직임과 관련 그는 “외국인은 3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기관은 1900초반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기관 순매수가 지수 하락 기간에 나타나고 있어 방어적 성격이 강하지만 그 규모가 외국인 순매도를 웃돈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3일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1800~2200선으로 하향 조정했다. 종전 연간 예상 밴드는 1850~2320선이었다. 이경수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이 25.4% 늘어난 116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25% 성장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라며 “당초 전망치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인데, 이 마저도 엇나가고 있어 올해 이익 성장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당초 2분기로 내다봤던 연중 고점 예상 시기도 4분기로 이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연초 후 ▷국내 기업의 실적 쇼크 ▷중국 금융시장 불안 ▷아르헨티나에서 촉발된 신흥국 위기 ▷경기모멘텀 둔화 ▷미국 테이퍼링 부작용 등 여러 우려가 겹치면서 단기간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 실적이 쇼크 수준을 보임에 따라 올 4분기 실적은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2015년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주가에 반영될 경우 4분기 이후 투자 심리 환경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한 만큼 테이퍼링이 중장기적으로는 걱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11조원의 기금을 책임지고 있는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테이퍼링과 신흥국 금융 불안과 관련해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진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이퍼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당장 수급 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미국 경기 회복이라는 확신이 깔려 있는 결정이기 때문에 단기적 흐름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흥국 금융 불안에 대해서도 “한국이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겠지만 이미 현 주가에 (불안이) 반영돼 있는 만큼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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