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인구 2010년 이후 70% 급증
2020년엔 여행소비 3배 확대 전망
관련기업 투자 몰려 벌써 거품 논란
‘2010년 6000만명, 2013년 1억명, 2020년 2억명….’
중국의 해외여행 인구가 2020년 2억명에 달하고, 여행소비도 3배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요우커(旅客ㆍ중국인 관광객)’를 잡기 위한 글로벌 항공ㆍ여행업계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해외관광시장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려들며 여행ㆍ항공 관련 기업의 몸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중국 관광객의 해외여행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로 짧은 여행을 다녀온 중국인은 2010년 약 6000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1억명으로 늘어나 3년 만에 7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해외여행 인구 증가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와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CLSA 애널리스트 애론 피셔는 관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티핑포인트’를 1인당 GDP 8000달러 선으로 제시했다. 앞서 한국, 일본, 대만 경제 발전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는 근거에서다. 현재 중국의 1인당 GDP는 대략 7000달러로, 일부 대도시 지역에선 이미 이를 뛰어넘었다.
피셔는 2020년 중국의 해외여행 인구는 총 2억명에 이르고, 여행소비 또한 3배 규모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피셔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관광객 얘기를 수년째 해와서 사람들은 이미 3분 2 정도는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다르게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추가 성장을 확신했다.
당장 올해 중국 춘제(春節) 기간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요우커가 급증하면서 수혜가 기대되는 글로벌 여행업계도 반색이다. 항공, 호텔, 여행, 게임, 면세점, 화장품 등 중국 해외관광 증가 수혜가 기대되는 주식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인터넷 최대 포털 바이두의 온라인 여행 계열사 취나알은 지난해 11월 1일 미국 나스닥에 직상장한 첫거래일에 주식이 거의 배 가까이 뛰었다. 중국의 해외관광 증가에 따른 수혜는 ‘반짝 효과’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이제 시작’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망대로라면 게임 등 중국 여행과 관련한 기업에는 좋은 소식이다. 마카오 카지노 기업인 갤럭시엔터테인먼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보다 마카오에서 게임 베팅액이 늘었고, 작년 주가도 배로 성장했다. 다른 게임 관련 기업과 여행 주식도 비슷한 덕을 봤다. 시드니항공 주식은 호주 증시에서 지수보다 3배 이상 뛰었고, 태국항공 또한 정정불안에도 불구하고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가 3분의 2가량 상승했다.
피델리티 측은 자사 펀드매니저가 한국의 화장품과 면제점, 필리핀의 카지노, 호주의 교육 관련 주식 등 중국 관광 테마 주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분야는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장기적 수익성에 대해선 의문이 남아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 정부의 사치품과 부패 퇴치 풍조 바람에 명품 관련 주식은 고전 중이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