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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폭소와 눈물로 관객을 들었다 놓는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는 혼자 살던 두 할머니가 밥을 함께 먹는 식구(食口)가 되어가는 이야기다.

대구 외곽의 그린벨트 내 팔현마을에 사는 박복녀 할머니는 가족없이 몽(개), 냥(고양이), 꼬(닭)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날 박복녀 할머니의 집에 지화자 할머니가 찾아와 이 집은 자기 아들집이라고 우긴다. 아들이 이 집 주소가 적힌 편지를 보낸 이후 연락이 끊겼다는 것이다. 옥신각신하던 두 할머니는 집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동사무소, 우체국, 경찰서 등을 함께 돌아다닌다.

쑤시는 다리를 이끌고 고개를 넘으며 ‘비 내리는 고모령’을 함께 부르고, 아들을 찾는 전단지를 만들기 위해 사진관에 들어가 같이 사진을 찍으며 할머니들은 어느새 정이 든다. 박복녀 할머니는 지화자 할머니에게 아들의 연락이 올 때까지 같이 살자고 한다.


처음 지화자 할머니가 집에 들이닥쳤을 때 한바탕 다투고 난 후 박복녀 할머니는 혼자 밥을 해먹는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던 지화자 할머니가 밥 한 숟가락만 달라고 해도 매몰차게 거절한다.

하지만 함께 지지고 볶다 식구가 된 후에는 “된장찌개 하나해서 밥 먹자”며 살갑게 말을 건넨다.

두 할머니의 능청스러운 연기 뿐만아니라 몽ㆍ냥ㆍ꼬의 코믹한 노래와 춤으로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이 터진다.

꼬는 자신이 낳은 ‘보건복지부 선정 킹왕짱 완전식품 계란’을 지화자 할머니가 한 입에 털어넣었다고 분노하고, 냥은 “유기농 사료 위에 가쓰오부시 토핑을 얹어 먹던 귀한 몸이었는데 어느날 쓰레기통에 버려졌다”다며 절규하지만 관객들은 폭소한다.

하지만 어린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사는 박복녀 할머니와 의붓 아들에게 버림받았지만 돌탑 위에 돌을 하나 얹으며 “어디있던 건강해라, 끼니 거르지 말고”라며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지화자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 눈시울이 젖어든다.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는 지난 2011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작으로 대구 공연 이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전국 12개 지역에서 2만여명을 끌어 모았다. 다음달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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