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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플러스> 자동차, IT 기기와의 벽 허물어지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2018년 서울. 직장인 김경욱(33ㆍ가명) 씨는 출장을 위해 집에서 나와 엘리베이터에 올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진 김 씨는 착용하고 있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해 먼저 자신의 차량에 시동을 걸어두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김 씨는 검색으로 자신의 차량이 어디에 세워져있는지 쉽게 찾아 차량에 탈 수 있었다. 물론 출장지의 위치 역시 미리 검색해 차량 네비게이션으로 전송, 입력한 뒤였다.

이처럼 상상속에서나 가능했던 모습은 이제 먼 미래가 아니라 눈 앞에 다가와 있다. 최첨단 전자기기를 통해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면서 IT와 자동차를 구분하던 벽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금년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디트로이트에서 각각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4와 2014 북미 국제오토쇼(NAIAS,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이와 같은 IT와 자동차 산업의 융합에 대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관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獨 아우디 회장 “가전제품박람회,모터쇼 만큼 중요”= 새해 처음으로 열린 국제 박람회장에는 미래 자동차에 적용될 신기술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하지만 이 곳이 모터쇼가 아니라 가전제품의 현재와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CES 2014 현장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처럼 자동차 회사들은 가전쇼 현장까지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아우디의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은 CES에서 직접 기조연설을 했다. 슈타들러 회장은 “이제 모빌리티는 운전자와 자동차, 자동차와 주변 환경 및 교통 인프라, 그리고 일상 생활의 모든 요소들과 총체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연결성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나오게 될 미래 자동차의 혁신적인 기술 중 90%는 IT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우디는 ‘아우디 스포트 콰트로 레이저라이트’라는 이름의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모터쇼가 아닌 가전제품박람회장을 신차 발표의 장으로 선택한 것. 이는 차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아우디는 이 콘셉트카에 기존 발광다이오드(LED)보다 두 배 멀리 비추면서도 세 배 더 밝은 레이저ㆍLED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이 헤드램프의 경우 설치된 전구가 각각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전방에서 다가오는 차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스스로 방향을 바꾸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아우디는 이 기술을 레이싱카에 먼저 장착해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르망 24 내구 레이스’에 출전 시킨다.

아우디는 이 밖에도 IT와 접목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해 CES 행사를 통해 선보였던 자동 운전 기술 장치를 일반 노트북 크기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자동차에 LTE 모듈을 탑재해 차량 안에서 100Mbps급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한 ‘아우디 커넥트’ 기술을 비롯해 무선으로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는 ‘무선 충전 장치’, 기존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에서만 표현하던 내비게이션 지도를 아예 계기판에 표현하는 ‘신개념 운전석’ 등을 발표했다.


▶CES 올해의 키워드 ‘자동차’= CES 2014에는 아우디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 벤츠, 도요타 등 9개 업체들도 각각 부스를 만들어 참가했다. BMW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갤럭시 기어’ 전용 아이리모트(iRemote)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갤럭시 기어로 BMW의 최초 순수전기차 ‘i3’를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날 시연된 기능을 볼 때 사용자들은 갤럭시 기어로 ‘i3’를 배터리 현황, 충전 시간, 도어 개폐 현황, 운행 기록 등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음성 인식 기능인 ‘S 보이스’를 통해 차량 온도를 조절하고 단말에 저장된 주소를 차량의 내비게이션으로 보낼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인텔리전트 커넥티드 카. 인텔리전트 드라이브와 MB 커넥티비티’라는 주제로 375㎡ 크기의 단독 부스를 마련했으며 신형 S클래스 혁신적인 기술들을 소개했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는 스마트워치 전문 제조업체인 ‘페블(Pebble)사’와 손을 잡고, 페블의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개발한 디지털 드라이브 스타일 어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이 기술을 통해 사람들은 차량의 주유 상태,도어 잠김 여부, 주차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포드와 도요타는 석유 에너지가 고갈돼 가고 온실 가스 배출량이 갈수록 늘어가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달리는 미래형 자동차들을 소개했다. 포드는 태양광 충전 콘셉트카인 ‘C-맥스 솔라에너지’를, 도요타는 오는 2015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콘셉트카(FCV)를 최초로 선보였다.

한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구글과 같은 IT 업계들도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생활가전 및 휴대용 가전시장의 돌파구로써 자동차 시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여기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IT와 자동차 융합, 디트로이트모터쇼도 점령= 가전제품박람회를 장식했던 IT와 자동차의 융합 기술들은 일주일 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NAIAS로 자리를 옮겨 스마트카 바람을 이어갔다.

포드는 대형 픽업 트럭 ‘신형 F150’에 8인치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내장했다. 또 트레일러 견인 장치 보조 시스템과 원격 후부 잠금 기능으로 스마트함을 배가했다. 라즈 나이르 포드 부사장은 “소비자는 모바일 업무가 가능하고 어디에서도 워크숍을 할 수 있는 트럭을 원한다”며 “이런 트럭을 찾는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스마트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고 말했다.


아우디 역시 2015년형 TT에 처음 적용되는 풀 디지털 계기판을 공개했다. 이 계기판은 12.3인치 HD화면으로 운전자가 필요한 정보를 3D 내비게이션으로 제공한다. 또 차량 내 WLAN 핫스팟을 이용해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차량용 태블릿 PC 역시 선보였다. 교통신호 정보제공 서비스 기능을 통해 운전자 정보시스템 디스플레이 창에 다음 신호등까지 도달하기 위해 운전자가 선택해야 할 속도도 알려준다.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 역시 기존에 내비게이션 등으로 사용했던 디스플레이 대신 대형 태블릿 PC를 설치한 모델 S 차량을 전시했다.

파나소닉은 가전업체 최초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새로운 헤드업디스플레이와 계기판을 공개했다.

이처럼 연달아 열린 가전제품박람회와 모터쇼를 모두 사로잡은 ‘스마트카’는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014에서도 키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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