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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 에리언…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 떠난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모하메드 엘 에리언(55)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공동투자책임자(CIO)가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를 떠난다.

핌코의 모회사인 알리안츠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엘 에리언이 사임할 것을 밝혔으며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더글러스 호지가 차기 CEO로 임명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엘 에리언의 사임은 오는 3월 중순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진 실적부진… 핌코의 2013년=이번 CEO교체는 지난해 채권 투자 실적이 부진을 거듭하며 어려움을 겪은 핌코가 인적 쇄신을 통해 수익률 하락을 만회해보려는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핌코의 대표 펀드인 토탈리턴펀드는 지난해 뮤추얼펀드 업계 사상 최고액인 411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순 상환액은 3분기에만 390억달러에 이르렀다. 수익률은 -1.92%로 1987년 이 펀드가 출시된 이후 3번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0~0.25% 수준의 저금리 정책이 유지되면서 수익률이 낮은 미 국채 투자에 대한 매력이 감소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대신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고수익ㆍ고위험의 정크본드나 변동금리 채권에 돈이 몰렸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지난해에 이어 주식시장의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핌코에는 투자방향에 대한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4년의 질긴 인연… 엘 에리언의 2014년=1999년 처음 핌코에 발을 들인 엘 에리언은 2년 간 하버드대학기금(HMC)에서 CEO로 일한 것을 제외하곤 12년의 세월을 오롯이 핌코에서만 보냈다.

그는 2007년 CEO로 복귀했고 빌 그로스(69) 공동 CIO이자 설립자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연평균 7%가 넘는 수익을 유지했다.

엘 에리언은 성명을 통해 “빌 그로스와 함께 일했다는 사실이 정말 영광이고 행운이었다. 그는 전세계 최고의 투자가이다”라고 밝혔다.

엘 에리언은 핌코로 오기 전 15년 동안 국제통화기금(IMF)에 몸담았던 금융 투자분야 경제 전문가다. IMF에선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부국장을 지냈다.

이집트 출신으로 케임브리지와 옥스포드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그는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영향력있는 발언과 저서로 이름을 알렸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엔 ‘시장이 붕괴될 때’란 책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CEO에서는 물러나지만 모회사인 알리안츠에서 세계 경제와 정책관련 이슈에 대해 자문역을 수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로스는 트위터를 통해 “핌코는 일에 완전 몰두해 있다. 배터리는 110% 충전됐고 나는 향후 40년 동안 더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자신이 아직 건재해 있음을 과시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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