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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쑥쑥 크는 애견산업.. 6조원 시장 열린다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애완견 ‘샘’은 매일 아침 따끈따끈한 돌침대에서 눈을 뜬다. 몸을 흔들어 캐시미어로 만든 이불을 걷어차고, 500ml 한병에 3000원씩하는 애견 생수를 들이마신다. 피부가 민감한 샘은 유기농 재료로 만든 연어요리를 즐겨 먹는다.

샘은 주인의 출근시간에 맞춰 유치원에 간다. 셔틀버스를 타고 등원해서 ‘사회화’ 교육을 받는다. 집에 돌아온 후에는 송치가죽으로 만든 소파에 앉아 애견전문 TV를 시청한다. 산책을 갈 때는 미국 수입명품 목줄과 티셔츠를 반드시 착용한다.

우리나라 애견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2020년까지 약 6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황명철 축산경제연구실장은 “애견시장은 소득수준이 올라갈수록 시장 크기가 커지는 선진국형 산업이다. 미국은 애견산업이 약 57조원, 일본은 약 16조원으로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0.34%, 0.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의 0.7%에 비해 4~5배 높은 수치다. 한국 애견시장의 성장도 그만큼 가파를 전망이다. 

이에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속속 애견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애견 사료를 만드는 식품업체와 애견 의류를 제작하는 패션업체,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가 기존 동물병원 중심의 애견시장을 재구성하고 있다. 

현재 2600억원(2012년 기준) 규모의 애견사료 부문은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분야다. 해외 기업인 네슬레와 마스 등이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CJ제일제당 등 국내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오프레쉬(OFRESH)’를 출시하고 2개월만에 매출이 2배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CJ몰, CJ온마트 등 온라인상에서 주로 판매하다가 대형할인점인 이마트로 판매 경로를 확대했다. CJ제일제당 측은 “대형마트 입점으로 소비자층을 넓히고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며 “점차적으로 대형마트 입점수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풀무원도 유기농 애견사료 ‘아미오’를 출시했다.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고, 통곡물과 통견과류, 원육으로 만들었다. 풀무원은 내년부터 고양이를 위한 사료를 출시해 시장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LG패션은 애견의류 브랜드 ‘헤지도기’를 출시했다. 영국 감성을 담아 제작한 ‘헤지도기’는 애견 체크코트를 8만~10만원대에 판매했다. 제일모직의 구호플러스도 애견의류를 한정판으로 선보인 바 있다. 


유통업체들도 판매경로를 다양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온라인 애완용품숍 ‘오도그(ohdog)’와 제휴를 맺고 온라인 애견용품 전문점 ‘펫 플러스’를 열었다. 펫플러스는 애견의류, 사료, 간식 등 10여가지 부문의 3000여개 용품을 최대 30% 싸게 판매한다. 홈플러스가 동수원점에 문을 연 ‘아이러브 펫’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애견 전문점이다. 동물병원과 호텔, 미용실, 놀이터, 수족관, 체험학습실 등이 구비돼 있다.

2010년 애견산업에 뛰어든 이마트는 애견전문점 ‘몰리스 펫샵’ 매장을 지난해 17개점을 추가한데 이어 올해 10개점을 열 계획이다. 애견 전문점 ‘펫가든’을 운영하는 롯데마트는 올해 10개 매장을 추가, 총 17개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펫가든’은 1인가구 증가로 독립적 성향이 강한 고양이 인기가 상승하는 점에 착안, 고양이 전용 놀이터를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애견용품을 묶음형으로 구성해 배송하는 정기구독(subscription commerce) 사업도 등장했다. 펫츠비, 펫박스, 비비박스 등이 사료와 간식, 영양제, 샴푸 등을 매달 일정 금액에 묶어 판매한다. 

미용과 호텔, 유치원, 장례 등 애견 서비스업 분야도 다양화하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 등교해 오후 4시 하교하는 애견유치원 ‘이리온’은 전문 교육시설과 온돌바닥, 음향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담당선생님이 배변학습, 사회적응훈련 등을 진행하고 하교시 직접 작성한 알림장도 준다. 


애견장례를 종교별로 진행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애견 관과 수의 용품은 물론, 화장 후 화장증명서까지 발급해준다. 애견장례업체 ‘페트나라’는 고급 원목으로 만든 추모관, 애견 유골을 고온으로 용융해 만드는 ‘메모리얼 스톤’, 사이버분양소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놨다.

애견 의료비 부험이 커지자 애견전문 보험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마이펫 보험’,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애완견을 위한 ‘도그TV’도 빠르면 CJ헬로비전 등 케이블업체를 통해 이달말부터 국내 송출을 시작한다. 이스라엘에서 만든 도그TV는 애완견을 대상으로 한 24시간 유료 채널. 애완견이 혼자 집에서 보는 시간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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