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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업 ‘효자’ 해양플랜트, 올해 ‘주춤’하나
-지난 해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발주 전년대비 절반↓

-멕시코만 신규 원유 탐사 허가건수 50% 감소…셰일가스ㆍ타이트오일 열풍 영향

-심해시추설비는 발주 포화상태…생산설비 발주 증가 기대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한국 조선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아온 해양플랜트가 작년부터 주춤하는 모양새다. 올 해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유가하락 및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글로벌 오일메이저의 심해 개발이 잰걸음을 보이면서 대형 시추설비 발주가 감소하는 추세다. 여기에 조선업체의 수주 확장으로 인한 공급과잉까지 더해졌다. 일반 상선과는 달리 발주사의 요구를 반영해 맞춤형으로 건조하는 해양플랜트의 특성 상 납기가 지연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등의 변수가 많은 것도 애로사항 중 하나다.

21일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해 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량(11월 기준)은 총 243척(190만G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척수 기준) 감소했다. 심해시추설비인 드릴십은 전년 대비 59.4%, FPSO(부유식 원유 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 는 60%, AHTS(해양예인지원선)는 50% 감소했다. 2011년 28.2%, 2012년 36.7% 등 최근 2년 간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증가세를 보여온 것과 대조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의 해양플랜트 수주 규모도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 규모는 2013년 89억 달러로 2011년 95억 달러에 비해 약 6%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62억 달러에서 2012년 100억 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지난 해 81억 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지난 2011년 인도한 최신 심해 시추 드릴십 ‘노브 8’. [사진=대우조선해양]

올 해 전망에도 우려가 섞여있다. 2012년까지 발주 포화 상태를 이루던 드릴십, 리그선 등 시추설비가 지난 해에 이어 발주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 발주처인 오일메이저들의 신규 원유 탐사 건수가 줄고 있는 것도 배경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만 신규탐사 허가건수가 지난 해 11월 기준 113건으로 전년도 165건과 비교해 31.5% 감소했다. 특히 심해 허가건수는 102건에서 49건으로 52% 가량 줄었다. 멕시코만 신규탐사 허가건수는 향후 해양개발 수요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또 최근 유가하락 추세와 더불어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와 타이트오일(Tight oil) 생산 열풍이 불며 오일 메이저들의 관심이 심해 개발에서 다소 멀어진 것도 해양플랜트 발주가 잰걸음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드릴십 발주가 활황을 이룰 때는 기발주된 설비가 인도되기도 전에 추가 계약을 체결하는 일도 많았다. 그 여파로 현재는 포화발주 상태다. 이런 이유로 2012년 말부터 ‘시추설비 발주가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고 전했다.

시추설비에 비해 FPSO 등 생산설비의 전망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시추설비가 대량 발주돼 그동안 진행돼온 심해개발프로젝트가 본격 생산에 나서게 되면 생산설비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도 “올 해 해양시장은 FPSO등 생산설비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나 드릴십 등 리그선의 수주 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조선업계도 이러한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양플랜트의 매출 비중은 그대로 유지하되 시장 변화에 따라 전반적인 수주 전략에 변화를 주며 대처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고위관계자는 “올 해 수주 목표는 150억 달러로 지난 해보다 높게 잡았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가 예년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전망이 좋은 LNG선 등 상선 수주에 무게를 두려고 한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시추설비는 노후선 교체수요가 예상된다. 생산설비는 최근 몇년 간 발주가 이어졌던 대형 설비 대신 중형 설비 위주로 발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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