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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퓨어킴, 윤종신의 손을 잡고 '마녀'로 돌아오다
"눈에 보이는 것을 두고 우리는 예쁘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음악은 보이지 않는데 예뻐요. 보이지 않는 것이 이렇게 예쁠 수가!"

퓨어킴(김별)이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다. 그리고 계속하고 싶은 연유이기도 하다. EP 'Mom&Sex', 첫 번째 음반 '이응'을 통해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눈길을 끈 퓨어킴이 가수 겸 미스틱89의 수장 윤종신과 손을 잡았다.

그리고 2014년, 미스틱89에서 가장 처음으로 신곡을 발표한다. 강렬한 느낌의 '마녀'로 변신한 퓨어킴. 운명처럼 이뤄진 윤종신과의 만남처럼, 둘의 하모니는 대중들을 매혹할 수 있을까.


◆ "윤종신의 매력에 확 이끌렸습니다"

퓨어킴은 윤종신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매력' '이끌림' '흔쾌히' 등의 기분 좋은 단어로 정리된다.

"윤종신 오빠가 온라인상에서 저의 음악을 칭찬해 주셨고, 이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후 '음악 작업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마침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하던 찰나에 만나 뵙게 됐는데 편안했어요. 잘 통할 것 같았고,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진행됐죠. 당혹스러울 정도로 거부감이 들지 않았어요(웃음). 뭔가를 할 때 마음의 흐림에 맡기는 편인데, 윤종신 오빠와의 만남이 그랬어요"

"그렇게 계약까지 이어졌어요. 윤종신 오빠에게 묘한 매력이 있는지, 거부감이 전혀 없었고 기존에 해왔던 것들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흔쾌히 결정했죠. '이거구나' 확신도 들었어요"

윤종신은 퓨어킴과의 첫 만남에서 '넌 어떤 사람이니?'라고 묻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프로듀서와 가수가 생각하는 부분이 일치하지 않으면 음악 작업은 굉장히 힘들어진다. 그런 면에서 두 사람은 합이 잘 맞았다. 무엇보다 퓨어킴의 노래를 듣고 반한 윤종신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니 틀림없었다.

"주위에선 걱정 반, 축하 반이었어요. 축하해주면서도 걱정하는 식이었죠. 그래도 저는 믿음이 있었어요. 우려는 설득한 끝에 축하로 바뀌게 했습니다"

윤종신을 향한 신뢰는 이번 음반을 작업하면서 더욱 두터워졌다. 가수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윤종신의 작업 방식은 "불만 하나도 없어요"라는 후기로 이어졌다.

그렇게 윤종신과 손을 잡고 내놓은 퓨어킴의 첫 번째 곡은 '마녀 마쉬'. 퓨어킴의 매력을 '마녀'로 형상화했다. '마쉬'는 마녀의 또 다른 이름이자, 마녀가 쓰는 언어의 종결 어미.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아이디어를 나왔고, 고민 끝에 결정했어요. 정보가 없는 퓨어킴이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캐릭터가 필요했죠. 매혹적인 이미지를 부각하자는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고, 이후 '퓨어킴'에 대한 파악을 해나가며 적합한 것들을 제시하는 식으로 작업은 진행했습니다"


윤종신은 이야기를 툭 던져줬고, 가사는 퓨어킴이 직접 썼다.

"윤종신 오빠가 '마녀의 최후의 변'이라는 테마를 주셨고, 수월하게 써졌어요. 보통 젊은 친구들이 뭘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모르고 힘들게 매일을 살아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잘 아는 것이라는 메시지에 중점을 뒀어요. '다른 이들에게 관심을 두지 말고, 자신을 먼저 알자'라고 할까요?"

노래 속 마녀는 억울한 죽음을 앞두고 있다. 눈에는 아무도 못 보는 게 보이고, 입에선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진실이 흘러나온다. 교수대 위 혹은 화형대위에 올려져 있는 마녀. 사람들에게 최후의 변을 한다. '난 널 읽어 그게 싫은 거지 들켜버린 게'라고.


◆ "특이한 음악을 하자! 이런 생각은 없었어요"

윤종신과의 만남 전부터 퓨어킴이 주목을 받은 건 '독특함' 혹은 '신비함' 때문이었다. 이는 대중들의 입에 '4차원'으로 정리됐다.

"가수를 꿈꾼 건 브리트니스피어스를 보고 난 뒤부터였어요. 다들 의외라고 하시지만(웃음). '독특한 음악을 하자'는 생각은 없었어요. 내놓으니 모두가 '4차원'이라고 평가해주셔서 '그런가 보다' 했죠. 하하"

그리고 또 하나, 퓨어킴이 음악을 놓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다.

"SNS를 종류별로 다 해봤는데 모두 그만뒀어요. 웃기지만 저의 말이 남아 있는 게 싫더라고요. 하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잖아요. 내가 가진 생각,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은데 음악으로는 괜찮더라고요. 기록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형태인 음악으로 남겨놓는 거죠. 눈으로 보이지 않는데 참 예쁘잖아요, 음악. 대단하지 않나요? 보이지 않는 것이 이렇게 예쁠 수 있다니!"

그는 가장 좋아하고 내키는 형태로 자신의 감정을 남겨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기록'을 들려줄 생각이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많은 일이 일어났어요.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이라기보다, 앞으로 음악을 체계적으로 하게 되었으니 좋아하는 음악 만들기에 집중할 거예요. 사실 공연에 대한 관심도 미스틱89 콘서트에 오르면서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내실을 쌓은 뒤에 기회가 된다면 공연도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퓨어킴의 마음은 처음 음악을 했을 당시와 같다.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질리지 않게끔 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

"음악을 듣고 좋아해 주시면 가장 기쁠 것 같아요. 느낌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생각해주시는 것이 가장이죠.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재미있어요. 저는 지금 가장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거든요"

퓨어킴의 도약은 시작됐다. '마녀 마쉬'는 21일 공개, 그는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4차원 싱어송라이터'가 대중들과 호흡하려 한다. 또 한 명의 여성솔로가수인 그가 2104년 가요계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다른 직업을 가질 생각이 없어요. 음악을 계속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게 꿈이기 때문에 우선 '퓨어킴이 이런 사람이구나'를 알아주신 뒤에 질리지 않는 음악인이 되고 싶어요"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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