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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 이금하> 온라인 쇼핑에 잠못드는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를 비롯해 시베리아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혹독한 한파, 광활한 산림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정보기술(IT) 등 첨단기술과는 무관한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이르쿠츠크에 위치한 바이칼 호수 정도가 한국인에게 관광지로 인식될 뿐, 타 도시들은 정확히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활한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 시베리아 지역 현지인들은 대략 500~600㎞ 정도는 가깝다고 생각하고 서로 당일치기 방문을 시도할 정도이니 이 광활한 대지에 IT 등 각종 인프라를 설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조차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시베리아에도 인터넷 인프라 설치가 활성화되면서 사용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온라인 쇼핑 등 전자상거래 시장이 점차 형성되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2013년 러시아 인터넷 사용 인구는 6800만명, 이 중 1100만명 정도가 온라인 쇼핑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인구가 약 1억4000만명이니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온라인 쇼핑 시장도 2008년 35억달러 수준에서 2012년에는 104억달러를 기록했다. 러 연방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2년 러시아인의 해외 온라인 구매는 약 34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온라인 쇼핑 자체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현지 여건 상 러시아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 우선 대부분 현금 결제를 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으나 아직 신용카드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아 러시아어로 꾸리에르(배달인)라 불리는 사람들이 제품을 희망하는 주소로 직접 배달하고 현장에서 현금을 수령하는 방식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 내 시차만 7시간에 달할 정도로 영토가 넓다보니 소위 지역별 인터넷 쇼핑업체가 활황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지역별로 대부분 택배 요금차이가 크지 않고 당일 배송이 가능할 정도지만 러시아는 가장 저렴한 제품을 온라인 쇼핑을 통해 발견했다 하더라도 해당 회사의 물류창고가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 운송비만 수백달러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한 마케팅 조사기관인에 따르면 시베리아의 중심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의 경우 현지 온라인 쇼핑몰이 2011년에는 75개 수준이었나, 2013년 9월 기준으로는 531개로 증가했다고 한다.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러시아의 인터넷 쇼핑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온라인 쇼핑에 필요한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 등 금융시스템, 체계적인 물류ㆍ유통 시스템 등의 미비는 물론 종량제 개념의 비싼 인터넷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저렴한 인터넷 정액 요금제가 널리 보급되고 있고, 신뢰도를 바탕으로 인지도가 높은 업체들이 나타나면서 온라인 쇼핑은 향후 러시아 사업의 주요 아이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노보시비르스크만 하더라도 아직까지 서비스 지역에 제한은 있으나, 4G 인터넷 서비스를 실시할 정도이니 온라인 쇼핑 문화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금하 코트라 노보시비르스크 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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