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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호텔 숙박경험 바탕 해외서도 주문” 매트리스업계, 호텔잡기에 혈안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2001년 한국을 관광차 방문했던 네덜란드인 A씨는 귀국한 뒤 곧바로 한국에서 침대 매트리스 한 세트를 공수했다. 여행기간 동안 묵었던 호텔에서 경험한 ‘편안한 잠자리’를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 호텔 측에 문의를 한 끝에 본인이 사용했던 매트리스가 한국에서 제조된 미국 S사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아낸 그는 네덜란드로 배송받았다. 이 매트리스는 당시 가격으로 100만원 선에 달했다.

18일 침대업계에 따르면, 7000억원대의 국내 침대 매트리스 시장을 두고 국내업체 외 해외 유명업체들까지 경쟁에 나서면서 업계가 호텔잡기에 분주하다.

앞의 사례처럼 별다른 마케팅이나 홍보 없이도 호텔 자체가 훌륭한 ‘제품 체험장’일뿐 아니라, 고급 호텔체인에 자사 제품이 납품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품질을 인정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최근 침대 매트리스 시장은 ‘빅뱅’을 맞았다. 생활수준의 상승으로 매년 관련 시장이 20~30%씩 성장하면서 국내 가구업체는 물론 해외 유명 브랜드와 렌털업체까지 매트리스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실제 우리나라 침대 매트리스 시장을 40%가량 점유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의 합산 매출은 지난 2008년 약 2000억원에서 2009년 2335억원, 2010년 2515억원, 2011년 2803억원으로 매년 300억원씩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2012년 이후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한샘, 까사미아 등 가구업체가 매트리스 브랜드를 내놓은데 이어 씰리침대, 템퍼, 비본, 에르고모션, 헤스텐스 등 해외 브랜드가 국내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의 2012년 합산 매출은 2698억원으로 100억원 가량 줄었다. 매트리스 시장이 별안간 ‘레드오션’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가 눈을 돌린 곳이 호텔. 호텔 매트리스 시장은 B2C 시장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한번에 대량의 공급이 가능하고,교체주기도 짧아 무시할 수 없는 틈새시장으로 꼽힌다. 또 부수적으로 해외 홍보수단도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인의 경우 매트리스 교체주기가 10년이 넘는 데 반해 호텔은 5~7년으로 짧고, 한번에 수백∼수천세트의 물량을 주문하기 때문에 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귀띔했다.

현재 호텔시장에서 우위를 보이는 업체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다. 에이스침대와 별도로 시몬스침대는 현재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웨스틴조선호텔, 워커힐 W호텔 등 65곳에 납품했다.

1995년 국내에 진출한 씰리침대 역시 1999년 JW매리어트호텔에 처음 제품 공급을 시작한 이후로 쉐라톤워커힐호텔 등에 자사의 제품을 공급하며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소재를 사용한다고 주장하는 템퍼는 2008년 서울프라자호텔 제품 공급을 발판으로 호텔ㆍ병원 공급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에이스침대 측은 “호텔과의 파트너십은 매트리스 브랜드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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