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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플러스] “시간이 없어서, 멀어서” IT 앞에서는 변명일 뿐...KT드림스쿨 재능기부 한계 넘었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재능이 있는데 기회가 없어 꿈을 포기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돕고 싶어도 이런저런 이유로 용기있게 나서지 못하는 것이 또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이다.

서지원씨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예술종합대학에서 한국음악 작곡을 공부하는 평범한 22살 여대생에게 어느날 교수님이 들려준 이야기는 그냥 막연히 안타까운 남의 일일 뿐이였다.

“재능이 훌륭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도움을 줄 수가 없어 안타깝다는 생각만 하셨데요. 근데 10년이 지나 우연치않게 만났는데 ‘지금이라도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왜 그때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을까’하고 후회하셨다 하더라고요”


이런 지원씨의 눈을 붙잡은 포스터 한 장이 있었다. 재능기부를 함께 할 멘토를 모집한다는 KT 드림스쿨의 포스터였다. 포스터를 본 지원씨는 주저없이 신청했다. “기회가 없다. 방법을 모르겠다며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일을 돕겠다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었죠”

미스유니버시티 대회에 참여했던 경험도 큰 힘이 됐다. 흔히들 미인대회 수상자가 하는 “세계 평화를 위해 봉사하고 싶어요” 같은 멘트를 인사치례로 여기곤 하지만, 현충원과 킬링필드 현장, 한국전쟁 참전 용사, 그리고 이웃 경로당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 등을 찾아뵈면서 지원씨는 “나도 진짜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굳힐 수 있었다.

지원씨의 멘티는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미래의 작곡가’다. 음악이 좋아 K팝을 듣고, 틈틈히 가사도 써보곤 하지만, 작곡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배우기는 쉽지 않았던 한 남학생의 꿈을 지원씨가 현실로 만들어주게 된 것이다. “백지에 많은 것을 넣어주고 싶은 마음에 너무 심하게 다그쳤다 살짝 후회하기도 했지만, 새벽까지 만들었다며 보내온 한 줄 음악을 보면 책임감도 더 커져요” 지원씨의 말이다. 이제 한 두번 만났을 뿐이지만, 음악 작곡의 기초부터 한국음악만의 멋까지 알려주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다.


교육에 영상회의 시스템을 접목한 KT의 양방향 ‘드림스쿨’ 플랫폼은 훌륭한 도구다. 서울의 끝과 끝이라는 물리적 한계, 그리고 대학생과 고등학생의 서로다른 라이프사이클이라는 공간과 시간의 문제는, 첨단 통신 기술 앞에선 더 이상 장벽이 아니다.

KT가 만든 시스템으로 작곡의 기초인 청음 콘텐츠를 주고받고, 숙제도 내주며 때로는 따끔하게 야단도 치는 지원씨도 ‘IT를 통한 음악 교육’이라는 새로운 시도에 기대가 크다. “전공하는 학생들 끼리도 서로 녹음한 청음 파일을 주고받으며 공부하곤 해요. 제가 가르치며 만든 것들이 드림스쿨 홈페이지에 쌓이고, 또 다른 누군가가 이걸 보고 음악의 꿈을 키운다면 더 좋겠죠”. KT가 드림스쿨을 기획하며 목표로 했던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 제공이 더 이상 꿈이 아닌 것이다.

KT 관계자는 “재능기부를 희망하는 멘토와 배움에 목마른 멘티를 연결시켜주는 시도는 그동안 많았지만, 대부분 멘토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시공간을 넘어 재능을 공유하는 IT기술의 새로운 시도와 그 가능성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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