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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저에 대부업체 호황이라고? 영업환경 악화로 한숨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엔저(円低)로 일본계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의 자금조달 여건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영업규제로 유치고객이 줄어 수익이 늘지 않고 있다.

16일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대부업과 저축은행 시장이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일본계 업체 역시 엔저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내 일본계 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 OSB저축은행(구 오릭스저축은행), 친애저축은행 등이 있다. 대부업체로는 산와머니, 스타크레디트대부,조이크레디트대부금융 등이 일본자금이다.

일본계 업체들은 일본 현지에서 최고 2~3%의 초저리로 돈을 빌려 국내로 들여온다. 여기에 엔화약세가 계속되면서 상당한 환차익을 봤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일본계 자본들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울상이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서민금융 건전성 회복을 위해 대출금리 인하와 대출심사강화 등으로 저축은행과 대부업 시장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해 말 대부업체 이자율 상한선을 현재의 연 39%에서 2015년 말까지 연 34.9%로 낮추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4월부터 시행된다. 6년(2007~2013년)새 14%나 금리가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대부업 중개수수료 상한제(최대 5%)도 영업인 의존율이 높은 국내 대부업계 환경에 또 다른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52만 2000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대부업 이용자 수는 2012년 250만 6000여명을 줄었다. 지난해엔 245만명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역시 대출 금리를 현행 최고 34.9%에서 20%대로 낮추고 저금리 상품 출시 방안을 내놓기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일본계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이 늘지 않았다. 2013 수익이 2012년 대비 줄었다”고 말했다. 역시 일본계자본인 친애저축은행도 “엔저로 조달금리로 인한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고객이 이보다 더 줄어 수익과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재선 한국대부금융협회 사무국장은 “엔저로 환차익이 발생해도 재무재표상 영업 외 이익으로 잡혀 실질 수익과 연결되진 않는다. 부채평가에 긍정적 평가요소로 작용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부업체와 저축은행들이 대손비율을 줄이기 위해 거래가능 고객신용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6~7등급은 저축은행과 캐피털ㆍ카드사, 8등급 이하가 대부업체를 이용했다. 하지만 최근엔 6등급까지 대부업체를 찾고 있다. 저신용자는 불법 사채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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