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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년간 성균관 지킨 은행나무 문화재 된다
조선 중종조때 식재 추정
원형보존 역사적 가치 높아


조선의 흥망성쇠를 묵묵히 굽어본 수령 500년 은행나무가 문화재로 지정된다.

성균관 대성전에 있는 500년 된 은행나무가 서울시 문화재로 보존된다. 서울시는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내 성균관 대성전의 은행나무와 삼청동 삼청동문(三淸洞門) 등 4건을 서울시 기념물과 문화재자료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조선시대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에는 행단(杏壇)을 상징하는 은행나무 네 그루가 있다. 행단은 ‘은행나무 단’이란 뜻으로, 공자가 제자를 가르치던 유지(遺址)에 은행나무가 있었다는 기록에서 유래됐다.

이번에 기념물로 지정할 은행나무는 대성전 앞뜰에 있는 두 그루다. 나머지 명륜당 앞에 있는 은행나무는 이미 천연기념물 ‘서울 문묘 은행나무’로 지정돼 보존하고 있다.

대성전 은행나무 두 그루는 흉고직경(가슴 높이에서 잰 수목의 직경) 2.41m와 2.74m로,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수령을 측정한 결과 400~500년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송자대전 등의 사료에 비춰 조선 중종조 때 동지관사였던 윤탁이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일부 외과수술로 변형됐지만 전체적으로 원형이 보존됐고 수형이 수려한 노거수로 역사적 유래와 변천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위에서부터) 성균관은행나무, 삼청동문, 월암동, 백호정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또 한양도성을 둘러싼 산자락 곳곳에 남아 있는 바위글씨인 삼청동문(三淸洞門), 백호정(白虎亭), 월암동(月巖洞)을 문화재자료로 지정하기로 했다. 삼청동 입구 바위에 새긴 삼청동문은 조선 후기 문신인 김경문이나 이상겸의 글씨로 전해진다.

백호정은 활쏘기 연습을 한 민간 활터로, 숙종 때 명필가 엄한붕이 썼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 홍난파 가옥 남서쪽 바위사면에 써 있는 월암동은 조선 중기 이후의 글씨체로, 결구가 치밀하고 풍격이 고고해 문화재자료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서울시는 이들 4건의 문화재 지정 계획을 이날 공고하고 한 달간 여론을 수렴해 3월 중 서울시 기념물 및 문화재자료로 최종 지정 고시할 예정이다.

황요한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문화재 지정 후 삼청동문과 백호정, 월암동 일대를 자연경관 회복을 위한 보전ㆍ정비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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