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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노믹스 실체 드러나나… 급격한 실패는 韓경제에 더 큰 공포
[헤럴드경제=서경원ㆍ양대근 기자]엔저(低)로 대표되는 일본 아베노믹스의 ‘숨은 실체’가 드러난 것일까. 일본의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29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하고 증시가 폭락하면서 일본경제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고자 시행된 아베노믹스가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추락은 대외변수에 민감한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공존한다. 일본의 회복은 세계경제 회복의 중대 변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일본의 경상수지 적자는 에너지 수입 확대에도 기인했지만, 아베노믹스가 과연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서 수출을 늘릴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를 갖게 한 결과”라며 “실제로 일본 수출은 지난 1년간 엔화 기준으로 늘었지, 달러 기준으론 증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제한 양적완화로 요약되는 아베노믹스는 우리 경제에 위협 요인이 돼 왔다. 한국의 주요 성장엔진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가장 큰 타격은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된다는 점이다. 철강, 기계, 전기ㆍ전자 등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산업이 특히 그랬다.

또 일본에 대한 수출 부진이 대일(對日)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지고, 관광수지 역시 타격을 입었다. 정부는 원/엔 환율이 10% 떨어지면 한국의 수출이 1.9%(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의 실패가 되레 우리 경제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우리 수출기업들이 엔저 피해를 이미 입은 상태에서 일본 경기가 급락할 경우, 일본과 상당 부분 연동돼 있는 우리 산업이 큰 타격을 받는 2차 피해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경제가 회복돼야 세계경기에도 훈풍이 분다. 크게 보면 일본의 추락은 우리 수출의 호재가 사라지는 요인이 된다.

이 연구위원은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대일 수출이 많이 줄어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업체들이 이미 타격을 봤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지금 흔들리면 우리 경제에 더 큰 공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될 경우 일본으로서도 엔저 유지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엔화 약세와 경상수지 적자라는 악순환을 바라볼 수만은 없다. 게다가 엔저가 만들어 놓은 수입물가 상승과 4월 소비세 인상 등으로 경기 선순환으로 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본은 오는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국내 소비가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 등을 고려해 또 한 차례의 대규모 양적완화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환(換)효과’ 감퇴로 올해는 일본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기업이익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2014년 이익 전망도 험로가 예상된다”며 “작년에 극대화된 환효과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고 4월 소비세 인상에 따른 충격도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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