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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엠코+엔지니어링, 2014 재계 경영승계 작업 신호탄?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2014년 재계의 경영승계 작업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2015년 지주사 전환에 따른 각종 세제혜택이 종료됨에 따라 올 해는 지주사를 염두에 둔 기업들의 경영승계 작업이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이미 삼성은 지난 해 말 삼성에버랜드의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지배구조 변화에 한 걸음 나갔다. 이번 현대차그룹도 후계구도 구축을 위한 발걸음이라는 평가다.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추진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상 시너지와 후계구도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포석’이다. 국내 토목부분에 집중된 현대엠코와 해외 플랜트에서 강점을 가진 현대엔지니어링의 조합은 건설업계에서도 인정할만큼 ‘환상’이다. 합병법인은 단숨에 국내 건설업계 8위의 덩치를 갖춘다. 현대엠코는 그동안 주로 그룹 내부 공사를 맡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정 부회장이 지배하는 현대글로비스가 유망한 대형 건설사의 대주주가 되는 부수효과도 있다. 정 부회장과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엠코의 대주주다.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감안해 2:3 합병비율을 적용하면 정 부회장과 글로비스는 각각 10%의 지분을 갖게 된다.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를 위해서는 순환출자 고리 중 가장 가치가 낮은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지분 16.88%(시가 4조6200여억원)를 확보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미 정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보유지분가치(시가 2조 5000억원 상당)와 이노션 보유지분가치(4000~5000억원 예상)만도 3조원에 육박한다. 합병법인의 현재 순자산가치로만 따져도 정 부회장 지분가치는 1500억원을 넘는다. 특히 합병법인 외형은 현대건설의 약 30%지만, 수익성은 60% 수준이다. 성장잠재력이 높다. 기업가치의 급상승을 기대할 만 하다.

한편 이번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삼성그룹과도 닮았다. 삼성은 지난 해 말 삼성에버랜드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창업 모태였던 건물관리는 에스원에 넘겨주고, 식음료부분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냈다. 제일모직의 패션부분은 넘겨받았다. 에버랜드는 본업인 레저에 집중하게 됐고, 제일모직도 전자소재 업종으로의 거듭나게 됐다며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후계구도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 이부진ㆍ이서현 사장은 각각 호텔과 패션부분을 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이 없었다. 그런데 사업구조조정으로 두 자매가 지배력을 가진 삼성에버랜드와 현재 맡은 사업부문과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아직 두 그룹 모두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 삼성은 금산분리로 인해 삼성생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이재용 부회장이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현대차는 정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그룹 지배력과 맞바꾸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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