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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고(忍苦)의 558일…‘안철수式 새정치’ 이번엔 열매 맺을까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 시대, 새 정치를 갈망합니다.”

18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 후 딱 66일 만이었다. 2년전 대선에서 혜성같이 나타났던 안철수 의원(무소속)은 선거를 한 달도 안 남긴 시점에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하지만 사퇴 순간에도 안 의원은 새 정치에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쉼표였다.

하지만 그의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새 정치에 대한 염원으로 안 의원은 지난해 4ㆍ24 재보궐 선거에서 씨를 뿌린 뒤(당선) 11월에 새정치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며 뿌리를 내렸다. 올해 초부터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면 여야 정치권 개편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각종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아직 창당 전임에도 20% 후반에서 30% 초반을 달린다. 여야 모두로부터 6ㆍ4 지방선거 최대 견제 대상이 됐다. 야당을 대표하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의 사활을 건 혁신운동에 나설 것이다”고 말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

실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야권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에 15%포인트 앞선 상태다. 안 의원은 대구ㆍ경북에서도 후보를 내겠다고 밝히며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연일 ‘새정치의 실체가 없다’며 깎아내리기 바쁘다. 이는 안 의원 세력이 커지는 것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연초부터 안 의원이 자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승만ㆍ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 명동 시내 한복판서 젊은층 스킨십, 봉하마을 방문 등 그는 매순간 다른 콘셉트로 종횡무진했다.

낡은 것과 차별화하는 안 의원의 ‘프레임’은 가장 파괴적이다. 그는 광주와 대구 등 여야 기득권 세력이 밀집한 지역에서 “지금 시대의 흐름은 영남도 호남도 양대 지역주의, 독과점 정치를 깨는 것”이라며 새정치가 가야할 길을 제시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는 안철수 의원에 대한 또다른 시험대이다. 안 의원이 6월 지방선거서 돌풍을 일으킨다면 정치권의 재편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으로서는 2016년 20대 총선, 나아가 차기 대선까지 내다볼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되는 셈이다. 여의도 정치권이 ‘안철수’란 이름 석자에 주목하는 것도 이 부분 때문이다.

대선후보 사퇴에서 오는 6월 4일 지방선거까지 총 기간은 558일. 이 중 140여일이 남았다. 이제 막 새싹이 올라왔을 뿐 아직 줄기(인물)도 잎(콘텐츠)도 검증되지 않았다. 아직은 ‘설익은 정치인’이 남은 시간 얼마나 날카로운 칼날로 거센 흙먼지를 일으키며 화려하게 돌아올지 주목된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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