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GDP 0.3% 회복세 해석 채권시장 활기·실업률도 하락세

유럽 재정위기의 주범인 스페인 경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유럽의 경기 침체 주범으로 유로존 퇴출(스펙시트ㆍspexit) 일보 직전까지 갔던 스페인 경제가 경제성장률 개선, 은행 채권발행 성공 등 강한 반전 신호를 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6년 만에 가장 빠른 수준인 0.3%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분기인 3분기 성장률은 0.1%였다.

이같은 성장세는 불황에 시달리던 스페인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징조로 해석되고 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처음으로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채권시장에서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유럽 재정위기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던 스페인 은행 방키아는 최근 연이율 3.5%조건으로, 10억유로(약 1조4430억원) 규모의 무담보 선순위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방키아는 스페인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며 지난 2010년 7개 부실 지방 저축은행을 합쳐 만든 상업은행이다. 정부가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나서 45개 은행을 7개로 줄였고 억지로 증시에 상장해 국민들에게 주식 구매를 반강제하면서까지 자금을 댔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 거품 붕괴로 부실채권 급증으로 위험에 처했고 자산대비 부실채권 비중이 8%까지 늘어나며 2012년 1000억유로의 정부 구제금융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번 채권 발행에서는 발행금액의 3배인 35억유로가 몰리며 부실은행이란 딱지도 무색케 했다. 스페인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실업률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 4명 중 1명이 실업자일 정도로 실업률이 심각하지만 지난해 12월 실업자수는 같은 기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3개월 연속 실업자수가 감소하며 10만8000명을 기록했다.

마르셀 얀센 마드리드 자치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수개월간 상당한 규모의 고용 창출이 이뤄졌다”며 “이는 스페인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실한 징조”라고 강조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