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은 친구 두철(정만식)이 운영하는 사채회사에서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돈을 받으러 다니면서 거친 모습도 많이 보여주지만 시장상인들의 사정을 헤어려준다.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은 태일의 직업, 시도 때도 없이 남발하는 육두문자, 패션, 걸음걸이 등으로 그를 판단한다. 주호정이 그랬다.
주호정은 병든 아버지, 그 아버지의 사채업자들의 빚으로 인해 고단한 삶을 사는 여자다. 태일은 병원으로 빚을 받으러 가고, 그 곳에서 주호정을 보고 첫 눈에 반한다. 그 때부터 사랑에 서툰 태일의 사랑 고군분투기가 그려진다.
태일이 주호정을 사랑하게 되면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도 함께 다뤄진다. 사랑에 빠진 태일은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운명은 가혹하게도 처음 태일에게 관대하지 못하다. 스스로 '지랄맞은 인생'이라고 말하는 태일에게 뇌종양이 발견되며 어둠이 드리운다.
남자의 사랑을 주제로 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모두들 얼마나 깨끗한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묻는 듯 하다.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반성을, 사랑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연애를 꿈꾸게 한다.
생애 처음 사랑에 빠진 태일의 감성을 황정민은 특유의 순박하고도 친근한 연기로 소화해냈다. 일상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과 음악이 몰입을 더해준다. 하지만 많은 미디어를 통해 다뤄져왔던 소재인만큼 후반부로 갈 수록 늘어지면서 지루한 연출과 전개가 아쉽다. 오는 22일 개봉.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