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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고객이 받은 전자고지서 모아 희망을 나눈다...김현진 LG유플러스 CSR팀 과장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경쟁사에서 전화가 와요. 어떻게 한 거냐고”

통신업체 고객팀의 한 달 업무는 종이 고지서 챙기기로 시작한다. 1000만 명이 넘는 고객에게 요금 내역과 각종 안내사항이 담긴 지로 용지를 보내는 일은 시간도, 돈도 많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 고객팀의 요즘 모습은 사뭇 다르다. 80%가 넘는 고객들이 종이 고지서 대신 문자메시지나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신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절감되는 종이 값만 한 해 20억 원이 넘는다. 이 돈은 고객의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이 된다. 그리고 덤으로 지구에 산소를 공급하는 나무도 수만 그루를 살렸다.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데는 김현진 LG유플러스 CSR팀 과장과 고객서비스실의 역할이 컸다. 2010년까지만해도 이 회사 역시 다른 회사들과 같이 매달 쌓이는 종이 고지서와 매번 전쟁을 펼쳤다. 수백만장에 달하는 고지서를 뽑고, 우편으로 붙이고, 또 수취인 불명 딱지가 붙어 되돌아오는 고지서를 취합, 재발송하는 일은 여간 고역이 아니였다. 기존 종이고지서가 익숙한 고객들에게 전자고지서를 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이 때 사회공헌(CSR) 부서의 김 과장 머릿속에 번뜩 떠오른 아이디어 하나. 바로 고객이 전자고지서를 받아 생기는 장당 300원의 이익을 회사만이 아닌, 고객과 함께 나누자는 것이였다. 여기에 사회 기부까지 더한다면 말 그대로 일석이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때 마침 병원을 통해 알게 된 한 아이의 가슴아픈 소식이 사내에 알려지며 김 과장의 아이디어는 일사천리로 실행됐다. 선천성 심장질환인 활로사징증을 앓고 있지만, 수술비가 없어 애태우던 이 아이를 돕고자 ‘사랑을 전하는 청구서’라는 이름으로 후원을 결심한 것이다. 재원은 바로 고객이 전자청구서를 신청해 생긴 장당 300원의 이익금이다.


고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전자청구서 발송에 뜨끈미지근했던 고객 참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채 200만 명이 안됐던 전자청구서 신청 고객은 ‘사랑을 전하는 청구서’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과 2년만에 664만 명까지 늘었다. 이렇게 모인 돈은 지금까지 53명의 아이들에게 희망이 됐다. 고객의 감동과 동참으로 만든 기적이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 과장은 “고객들이 힘을 모아 희망을 전해준 아이들의 밝은 소식을, 또 다시 고지서에 담아 전할 때면 사회공헌 부서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함께 생긴다”면서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닌, 회사와 고객이 함께 할 수 있는 또 다른 희망 전하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새로운 아이디어 짜내기에 나섰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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