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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더십(Creative Leadership)> 태종…후계양성CEO의 표상…성군 세종을 키워내다
<2> 동서고금, 온고이지신으로 배운다
세 왕자 인재풀 치열한 경쟁 · 검증…
한발 내다본 2인자 트레이닝 성공


리더는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리더십 파이프라인이란 ‘나 아닌 또 다른 리더’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체계를 말한다. 리더의 업적이 아무리 탁월했다 해도 그 후대가 변변치 못하면 그 조직은 결국 폐망하고, 훌륭했던 리더 역시 망한 조직의 수장으로만 기록될 뿐이다.

조선 3대 임금인 태종은 조선왕조 500년의 기틀을 잡은 성군 중 하나다. 왕권을 위협할 수 있는 외척을 제거하고, 또 사병제도도 없애며 강력한 중앙집권국가의 기틀을 만들었다. 경제적으로도 우리나라 최초의 인구 전수조사를 실시, 정밀한 조세행정의 시작을 알렸다.

이런 태종의 진가는 그 다음 임금이 그 유명한 세종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빛난다. 태종은 자신은 험란하게 임금이 됐지만, 왕위에 오른 지 4년 만인 1404년 장남 양녕대군을 후계자로 책봉한다. 태종의 재위가 1400년부터 1418년까지였으니, 재위 4년 만에 후계자 책봉 카드를 꺼낸 태종이 안정된 후계구도를 얼마나 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것처럼 태종의 후계는 충녕대군, 즉 세종으로 이어진다. 한 쪽에서는 양녕대군을 끊임없이 시험하면서도, 또 다른 한쪽에서는 세종의 능력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차기 지도자 경쟁을 시킨 셈이다.


태종의 차기 CEO 만들기는 왕권을 물려준 뒤까지 계속됐다. 경쟁에서 탈락한 세종의 두 형의 반란을 사전 차단했을 뿐 아니라, 왕권의 위협이 될 수 있는 외척까지 과감하게 잘라냈다. 이는 세종이 집권기간 내내 안정된 정치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었던 기틀이 됐다.

600년 전 태종이 선보였던 이런 차기 지도자 양성 시스템은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이 추종하고 있는 ‘GE’식 후계양성 프로그램 ‘세션C(Session C)’와 비교할 만하다. GE의 전설적 CEO인 잭 웰치가 만든 이 프로그램은 능력있는 인물로 구성된 인력풀을 만들어 치열한 경쟁과 지속적인 검증을 통해 최종적으로 한 명을 CEO로 발탁하는 것이다.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 제프리 이멜트 CEO의 GE도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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