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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더십(Creative Leadership)> 황차오링…상상력, 미래를 만들다…中 최고 테마파크 쑹청
<2> 동서고금, 온고이지신으로 배운다
항저우 명소 둘러보는 것으론 한계
문화 덧씌운 역사…관광객 문전성시


중국 항저우에 가는 우리나라 사람이 꼭 가보는 곳 중 하나가 테마파크 ‘쑹청’이다. 송나라 군사가 지키는 성 안에 들어가면 저잣거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마치 천년을 거슬러 올라간 기분이다. 또 송나라 황제가 즐겼던 연회를 재현한 공연도 일품이다. 소동파와 마르코폴로의 이야기와 흔적이 많은 항저우에서도 쑹청은 누구나 손꼽는 관광명소다.

이런 쑹청의 성공은 한 사업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어느날 북송시대 그림을 감상하던 중국인 사업가 황차오링은 이것을 재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송나라 시대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던 항저우지만, 화려했던 송나라의 모습을 엿보기에는 뭔가 아쉽고 부족하다는 게 황차오링의 쑹청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생각을 ‘망할 아이템’으로 치부했다. 이미 서호를 중심으로 항저우 관광코스가 개발된 마당에, 테마파크까지 사람들이 들어올 리 만무하다는 것이었다. 


황차오링의 자신감에는 상상력이 깔려 있었다. 이미 천년이 흐른 과거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오늘날 중국 서민의 삶을 송나라 식으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1996년 개장 첫 해만 100만명이 넘게 방문했고, 황차오링은 4000만위안의 수입을 얻었다. 나무와 흙이 아닌,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만든 인공 경관 쑹청이 이처럼 성공한 이유는 감상과 오락이라는 아이디어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관광객은 단순히 수천년된 문화유적을 둘러보는 것을 넘어 놀며 스트레스까지 풀 수 있는 공간을 원했고, 관광에 레저를 더한 쑹청은 최고의 장소였다.

황차오링은 훗날 쑹청에 대해 “건축은 아무리 훌륭해도 훼손되고 사라지지만, 여기에 문화가 입혀지면 생명력을 얻는다. 관광이 발전하려면 인문적 관심이라는 영원한 주제에 천착해야 한다. 인문적 관심과 문화로 회귀는 기업이 발전하기 위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차오링은 지금도 미국 백악관을 본떠 만든 저택에서 살고 있다. 영국 버킹엄 궁전을 옮겨다 놓은 듯한 집도 있다. 그의 상상력은 이제 송나라를 넘어 세계로 나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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