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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94 갑오년 청일전쟁 120년…또 하나의 갑오전쟁 일촉즉발…중일 군비경쟁ㆍ외교전쟁 격화
‘2050년 일본이 중국을 패망시킨다.’

중국 인터넷에 최근 급속히 퍼지고 있는 괴문서의 제목이다.

13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비밀계획이라는 이 문서는 일본어 사이트에서 가져와 중국어로 번역했다는 설명이 덧붙여 있다.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무서울 정도로 노골적이다. “중국은 아직도 일본을 두려워하는가”라면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극도의 반일감정을 보였다.

영국에서는 중ㆍ일 양국 대사가 칸막이를 중간에 세우고 인터뷰에 응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영국 BBC방송 대담프로에 출연한 류샤오밍(劉曉明) 중국대사와 하야시 게이이치(林景一) 일본대사는 얼굴조차 마주하길 거부해 결국 칸막이가 설치되고 사회자가 왔다갔다하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황당한 장면을 연출했다.

1894년 갑오년 청일전쟁이 발발한지 올해로 120년.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양국관계가 또 한번의 갑오전쟁을 일으킬 기세다.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이은 남중국해 어업 관할권 강화, 일본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양국이 서로를 자극하고 충돌하는 가운데 여론전과 외교전까지 더해지면서 무력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군비 경쟁 가속…우발 충돌 가능성 고조=중국 언론들은 13일 중국의 작전기가 1453대로 미국 다음가는 세계 2위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전세계 2740대 가운데 중국이 1453대로 세계 19%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미 일본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맞서 일본은 차세대 F-35 전투기 추가 도입 방안을 검토중이다. 일본 방위성은 차세대 주력 전투기로 삼은 F-35 전투기를 현재 계획한 것보다 더 많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F-15 전투기의 레이더 성능 등의 개선을 추진 중인데 이 가운데 비용이 많이 들고 개량이 어려운 일부를 F-35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올해 3월까지 F-4의 후속으로 F-35를 6대 들여놓고 2014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올해 4월부터 5년에 걸쳐 28기를 도입하는 등 모두 42대의 F-35를 사들이기로 계획한 상태다. 일본은 F-15를 200대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100대 정도가 성능 개선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개선이 어려운 F-15 100대를 모두 F-35로 대체하기로 하면 F-35가 현재 계획한 것보다 최대 100대 늘어난다.

니혼게이자이는 F-35 추가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분석했다.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갈등이 심각하고 중국 항공기 등이 영공을 침범하면 긴급 발진을 하는 등 대응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은 주력 기종인 F-15 외에도 F-4 약 60대, F-2 약 90대를 보유하고 있다. F-4의 후속 기종은 F-35로 결정됐고 F-2의 후속기종은 현재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갈등을 빚고 있는 영해에서는 새해 벽두부터 기싸움이 한창이다. 지난 12일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일본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센카쿠 12해리 해역에 정부 선박을 보내 일본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에 뒤질세라 일본은 자위대 유일의 낙하산 부대인 육상자위대 ‘제1공정단’이 지바현 후나바시시(市) 훈련장에서 센카쿠 방어를 상정한 공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끝까지 가겠다”…지구촌 중ㆍ일 외교전 가열=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를 둘러싼 갈등은 외교무대로 확전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32명의 해외주재 중국대사가 대일비난 입장을 발표하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12일 중국 징화스바오(京華時報)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이후 현재까지 최소32명의 해외주재 중국대사가 매체기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현지에서 아베 총리를 비난했다.

일본주재 청융화(程永華) 대사가 지난달 30일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에 “야스쿠니 신사에서 부전의 맹세를 한 것은 장소가 잘못됐다”는 글을 기고하며 첫 포문을 연뒤 미국주재 추이톈카이(崔天凱), 영국주재 류샤오밍(劉曉明) 대사 등이 가세했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에콰도르, 몰도바, 루마니아, 캄보디아 등 7개 대사가 아베 총리를 비난하는 글을 동시다발적으로 기고했다.

징화스바오는 “중국대사들은 지금까지 총 40여 차례에 걸쳐 인터뷰, 주요매체 책임자와의 면담, 전문 좌담회, 기자회견, 공개장소에서의 입장발표 등을 통해 (해외무대서) 중국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재 중국대사를 지낸 바 있는 천밍밍(陳明明)은 이에 대해 “중국이 양자 간의 민감한 문제와 관련해 이번처럼 집중적이고 전투적 입장을 발표한 것은 드문 일이다. 전례가 없었던 현상 같다”고 풀이했다.

중국의 이같은 외교무대에서의 대일공세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대응조치’가 계속 상승국면을 유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직후 “일본이 계속해서 중일관계의 마지노선에 도전한다면 중국이 끝까지 대응하겠다”며 다양한 ‘보복조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일본 역시 중국의 고강도 외교적 공세에 맞서 각국 주재 대사들의 언론 인터뷰나 정부 주요인사들의 순방기회를 통해 적극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어 중ㆍ일간 갈등이 외교무대에서의 전면전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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