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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최국 수난시대’…흔들리는 브라질ㆍ러시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전 세계 스포츠팬들에게 올해는 그야말로 ‘축제의 해’다. 4년마다 돌아오는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이 동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개최국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브라질은 외국인 엑소더스 등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연이어 터진 악재로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개최 비용 때문에 고심 중인 러시아는 잇딴 테러 때문에 울상이다.

▶‘외자 엑소더스’ 브라질=브라질 경제는 ‘삼바춤’을 멈췄다.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브라질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유입된 자금보다 122억6000만달러(약 13조128억원)나 많았다.

이는 지난 2002년 129억8900만달러 순유출한 이후 11년 만에 최대 이탈 규모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유입액보다 유출액이 많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90억달러나 브라질에서 빠져나가는 등 최근 들어 자금 엑소더스가 본격화하고 있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같은 자금 엑소더스에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지난해 13% 추락하고 증시도 곤두박질치는 등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실물 경제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6%대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율 때문에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1주일 간의 쇼핑 시즌 소매 판매액은 전년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4년 이래 10년 만에 제일 낮은 성장세다. 자동차 판매도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종말과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은 유동성 완화의 시대가 마침내 막을 내리는 것을 나타내는 신호”라며 “소비 주도의 성장 모델과 다른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국가부채 급증과 높은 물가를 문제 삼으며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 ‘소치 경계령’=소치 동계올림픽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벌써부터 올림픽 후폭풍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500억달러(약 53조원) 이상을 투입, 역대 최대 비용이 들어간 올림픽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러시아 인터넷 매체 프라브다는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재정적자와 원자재 시장의 하락으로 러시아 경제는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과도한 인프라 투자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지난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소치 인근 남부 지역에서 테러로 보이는 사건이 줄지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 8∼9일(현지시간)에는 소치에서 500㎞밖에 떨어지지 않은 남부 스타브로폴 주 퍄티고르스크 외곽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6명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

이곳은 이슬람 반군의 테러가 자주 발생하는 캅카스 북쪽 지역으로, 러시아 수사당국은 조직적 범죄를 통한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건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소치에서 약 700㎞ 떨어진 볼고그라드에서도 지난해 12월 29일과 30일 연쇄 자폭 테러가 발생해 34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한 바 있다.

보안당국은 대(對)테러 작전을 개시하며 보안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지만 올림픽 개최지에 인접한 지역에서 잇따라 테러 사고가 터져 소치 올림픽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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