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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가낙찰 속출, 후끈 달아오른 수도권 경매시장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6일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1계. 노원구 하계동 학여울청구 아파트 전용면적 59.4㎡형이 감정가 2억6600만원보다 20% 떨어진 2억1280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지난해 12월초 한차례 유찰된 이후 다시 나온 물건이다. 그런데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17명이나 입찰해 경쟁이 치열했다. 낙찰자는 2억7312만원의 입찰가를 써낸 이모씨.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2.7%나 됐다. 최초 감정가보다 낙찰가가 더 높은 고가 입찰이다.

연초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경매법정마다 응찰자가 몰리고 낙찰가가 뛴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 1~8일 수도권 아파트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7.06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4.71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사람이 몰리니 낙찰가율도 치솟는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이달 81.93%까지 올랐다. 작년 동기(73.56%)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지난해 10월 이후 회복한 80%대가 비수기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올들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응찰자들이 몰려들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응찰자들이 몰린 수도권 한 경매법정 모습.

강은 EH경매연구소 소장은 “낙찰가율이 80% 이상인 것은 주택 수요자들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입찰가를 높게 쓰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수원지법에서 8일 경매를 진행한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신정마을 전용면적 84.9㎡형이 대표적이다. 감정가 3억1500만원인 이 아파트에는 무려 25명이 응찰해 낙찰가율이 99.9%까지 치솟았다.

같은날 경매에 나온 용인 기흥구 신갈동 녹원마을 새천년그란빌 전용 51.52㎡에는 23명이 몰려 낙찰가(2억1420만원)가 감정가(2억1000만원)를 넘었다.

경매에 처음 나와 한 번의 유찰도 없이 바로 낙찰되는 경우도 속출한다. 6일 감정가 8억원으로 처음 경매에 나온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117.59㎡형은 나오자마자 감정가보다 1000만원 높은 8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시장이 이렇게 활기를 띠는 것은 전세난이 지속됨에 따라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내집마련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달 아파트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이 41.46%로 40%를 넘는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물건 10건중 4건이 주인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월별 낙찰률은 20~30% 수준에 머물렀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경매에서 가장 인기있는 물건은 대부분의 전세입자가 선호하는 중소형 아파트”라며 “전세입자 가운데 매매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경매시장에 훈풍이 부는 이유다.

박미옥 법무법인 메리트 경매본부장은 “매매시장 전망이 좋을 때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오르기 시작한다”며 “주택경기 침체로 그동안 집값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바닥이라고 판단하는 주택수요자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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