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사이버 전쟁 우려
이슬람 과격 테러단체인 알카에다가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세를 불리면서 3년전 사살된 오사마 빈라덴<사진>의 망령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반미의 아이콘인 빈라덴이 사이버 전쟁을 위한 가상 ‘아바타’로 부활하자, 자칫 테러단체를 응집시키는 불씨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공개된 미국 국가정보국(ODNI)의 비밀 백서를 분석해 “오사마 빈라덴은 (현실에서)이미 죽었을지 모르지만 알카에다가 사이버 전쟁을 위해 만들어낸 가상 아바타를 통해 불사의 몸이 될까봐 미국 정보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8년 정부ㆍ민간 전문가들이 작성해 ODNI에 제출한 총 126페이지 분량의 이 백서에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투사)들이 상세히 묘사된 오사마 빈라덴의 아바타를 만들고 그의 목소리를 덧입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 가상 아바타를 만드는 것을 상상해보라”며 “이 아바타는 (과격 이슬람)도그마를 설파해 사람들을 개종시키거나 모집하는 선전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아바타의 모습은 빈라덴과 쏙 닮아 추종자들이 열광할 만하다”며 “그의 아바타가 향후 수백년 동안이나 ‘파트와’(이슬람 법에 따른 명령)를 퍼뜨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