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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8개월째 동결 배경은…조정할 이유가 없다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한국은행이 연 2.50%인 기준금리를 8개월째 동결했다.

한은은 9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8개월 연속 동결됐다.

이번 결정은 기준금리를 조정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국내 경기 회복세가 완연하고 미국 등 세계 경제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내려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수출, 고용 등 국내 거시 경제지표가 상승세이고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게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가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가졌다.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지만 불확실성으로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더이상 경기부양책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리인하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는 0.2%포인트로 추정된다. 소비가 회복되면서 고용과 투자가 살아난다는 논리다. 그러나 통화정책은 최근 들어 먹혀들지 않고 있다. 물가상승률 둔화와 잠재실업자 증가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금리인하가 엔저를 방어할 수 있을 만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점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이후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 금리 변동을 제약하는 데 한몫했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이제 막 나선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근시안적인 통화정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더더욱 어렵다. 한국 경제의 회복세를 자칫 수렁으로 빠뜨리고 10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의 취약계층에 큰 짐을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하가 원화 강세에 제동을 거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면서 “오히려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장에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돼 자본유입이 늘고 원화 강세가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는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고,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한은은 통화정책과 환율 간 상관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2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9.2%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대내외 완만한 경기개선 흐름이 지속하고 지난해 12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됐지만 국내 경기회복이 기준금리를 조절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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