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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채 양극화, 연초 더욱 심화…하반기는돼야 해소 기미 나타날 듯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웅진사태’ 이후 본격화된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새해 들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기업들은 줄줄이 회사채 발행을 앞둔 반면, 유동성 위기에 몰린 비우량 기업들은 시장 외면으로 상반기 내내 자금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신용등급 AA+인 이마트는 올해 첫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흥행 대박’을 냈다. 기관투자자 등 45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경쟁률 2.25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 측은 당초 2000억원 발행 계획에서 추가로 1000억원을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이마트의 흥행에 따라 다른 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탄력을 받고 있다. GS(AA0, 이하 신용등급)는 1월 중순께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조달 자금은 STX에너지 지분 인수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AA-)와 현대제철(AA0)도 각각 2000억원, 3000억원 가량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LG전자(AA0) 역시 오는 24일 3000억~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월은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비수기로 분류된다. 하지만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실시로 채권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시기가 더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발행금리가 높아지면 기업의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비우량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4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조5000억원 증가하지만 한계기업의 경우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둘째주 회사채 발행 기업 중 A등급 이하는 서울신문사가 유일하다.

지난해 A등급 이하 회사채의 순상환 규모 역시 6조8140억원으로 2002년 7조4969억원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ㆍ해운 등 취약업종은 1~2월에 회사채 만기가 몰려 있어 대규모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수양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 A등급 이하 회사채 만기도래금액 중 71.3%가 집중돼 있어 A등급 이하 회사채는 순상환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면서 “회사채 시장 양극화가 해소되려면 경기 회복의 수혜가 해운 및 건설 업종에까지 미쳐야 하는데 현 시점에서 상반기 중 국내 경기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는 돼야 양극화 해소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황수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한계기업들의) 구조조정 진행과정에서 나타날 마찰적 요인들로 인해 양극화를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위험 업종의 업황 회복이 이어진다면 하반기 이후에는 회사채 시장의 보수적 기조가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금조달 시장 악화에 따라 올해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신청하는 기업도 작년에 비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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