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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통화 줄줄이 하락…올 금리인상 바람부나
[헤럴드경제=천예선ㆍ강승연 기자]새해 벽두부터 신흥국 통화 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이 이달부터 본격화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데다 신흥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신흥국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올해 선제적 금리 인상을 불사할 것으로 예측됐다.

▶신흥국 통화 바닥없는 추락=신흥국 통화 약세는 연초에도 이어졌다. 7일(현지시간) 필리핀 페소화는 4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필리핀 페소화는 이날 달러당 44.80 페소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2010년 9월 2일 당시의 44.95페소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제지표를 둘러싼 불안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작년 12월 50.9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 아르헨티나 페소화도 급락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같은 날 달러당 6.59페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24.6%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화보유액도 급감했다. 지난해 초 외화보유액은 433억달러였으나 연말에는 150억 달러 정도 줄었다. 내년에는 200억 달러를 밑도는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브라질은 4년째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헤알화 가치는 15.11% 떨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촉발 당시 31.3% 하락한 이후 최대폭이다. 브라질의 외화보유액도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외화보유액은 3758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말의 3786억 달러보다 0.7%(28억달러) 줄어든 것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브라질 경제가 지난 2011년부터 계속되는 성장둔화 현상을 올해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시아 금리인상 바람부나=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의 테이퍼링으로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어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 투자은행인 ANZ의 글렌 맥과이어 아ㆍ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양적완화 축소에 나선 만큼 아시아가 올해 하반기에 (통화) 긴축 정책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봄 이후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올렸던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오는 9일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지난 2011년 5월 이후 3.0%로 유지하고 있는 기준금리를 오는 3월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말레이시아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3월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필리핀은 높은 물가 상승률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ANZ의 맥과이어 이코노미스트는 “필리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자리 잡기 전인 올해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에 긴축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그러나 한국과 대만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신문은 “한국 당국이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HSBC의 프레데릭 뉴먼 아시아경제리서치 공동 책임자는 “엔저ㆍ원고가 지속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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