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과 천혜향을 교접한 레드향의 성장세는 한라봉과 일반 감귤에 비해 눈에 두드러진다. 레드은 연평균 20%로 고신장하며 매년 대형마트 판매대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레드향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대비 23%에 달했다. 가격 대비 만족감도 높아 소비자 재구매율도 60~70%에 이른다.
반면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고급 만감류로 사랑을 독차지 했던 한라봉의 인기는 시들하다. 일반 감귤 보다 많게는 4~5배까지 비싼 가격 탓에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 대비 30%(이마트 전점 기준) 가량 줄었다. 일반 감귤 역시 -5% 역신장하는 데 그쳤다. 자식(레드향)이 아버지(한라봉)를 밀어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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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자 제주도에서도 한라봉을 레드향 또는 천혜향으로 바꾸는 농가가 매년 5~10% 가량 늘고 있다. 만감류 재배 수익이 일반 밀감 보다 3배 가량 높기 때문.
레드향의 ‘나홀로’ 인기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탓도 크다. 레드향은 일반 감귤에 비해서는 30~40% 가량 비싸지만 맛이 월등히 뛰어나고 한라봉 등에 비해선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레드향은 껍질이 매우 얇고 붉은 색이 돌면서 특유의 시트러스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평균 당도도 12~13브릭스(Brix)로 일반 감귤에 비해 2~3배 가량 높다.
레드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마트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레드향을 기존 판매가 대비 30% 가량 저렴한 9000원(1.5kg)에 판매하는 행사를 펼친다. 제주도 총 생산량의 20% 가량에 달하는 총 4만박스 물량 규모로 준비해 레드향의 인기세에 날개를 달 예정이다. 같은 기간 돌빌레 감귤은 9900원(3.4kg), 타이벡 재배 감귤은 1만900원(3.4kg)원에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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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우 이마트 바이어는 “만감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취향이 빠르게 변함에 따라 이제 대형마트에서 한라봉은 시대 뒷편으로 완전히 밀려났다”며 “레드향 매출 비중이 이마트 밀감 전체에서 5~8%에 불과하지만 희귀한 프리미엄 만감류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밀감 시세는 비싼 편이다. 가락시장 5kg상자(특) 기준 1주일간(1~7일) 평균 도매가가 1만4261원으로 지난해 대비 26% 가량 올랐다. 감귤 나무가 한참 자라는 6~9월 더위와 건조했던 날씨로 작황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귤은 설 대목을 앞두고 1월 중순 이후 수요가 늘어나 물량이 모자라면서 가격이 더욱 오를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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