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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굴욕이냐? 金 부활이냐?
금값, 强달러에 안전자산 매력 잃고 작년 28%↓ 32년만에 최대폭 하락… 비관론 vs 바닥론 ‘팽팽’
“잃어버린 20년 온다”
1980~1990년대 폭락과 오버랩
美 양적완화 축소로 가치 급락
부유층, 금융자산 대이동
올해 1000弗 미만 수준 유지

“잃어버린 명성 부활”
테이퍼링 등 악재 다 나와
올해 완고하고 완만한 회복
금 매입은 올해 초가 적기
연말에 온스당 1400弗까지 ↑


‘황금, 잃어버린 20년 재연이냐, 극적 부활이냐.’

금값이 지난해 28% 대폭락을 기록하면서 올해 금의 명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의 경제회복으로 강(强)달러 시대가 예고되면서 금값이 1980~1990년대 침체기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올 초반 하락세를 딛고 연말에는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란 관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잃어버린 20년 온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상황이 1980년대 초 미국이 악성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강한 달러가 부활하기 시작했을 무렵과 비슷하다”며 금값의 잃어버린 20년이 재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값의 10년 랠리 종언’을 넘어 20년간 침체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최악의 비관론이다.

금값의 잃어버린 20년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 1월 금값은 일시 트로이온스당 875달러로 당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차 석유파동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치자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인기가 치솟았다. 


그러나 얼마 안가 상황은 역전됐다. 미국은 고금리 정책으로 인플레 억제에 성공하고 냉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유사시 달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달러 강세를 회복했다. 이 때문에 금값은 1981~1999년 온스당 300~500달러의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01년 2월에는 255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금값의 흐름이 30여년 전과 오버랩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 단계 축소 결정에 따른 달러 강세가 금 매도 압력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부유층, 연금 등이 금에서 다른 금융자산으로 이동을 확대하고 있어 금의 하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값의 올해 전망은 대체적으로 암울하다. 네이션스셰어스의 대표 스콧 네이션스는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에 “양적완화 축소 때문에 금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며 “금값이 1200~1500달러에 도달할 일은 없고, 2014년에 금값은 1000달러 미만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 웰스매니지먼트의 도미닉 슈나이더 연구원은 “현재 가격으로는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매도로 새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300∼500t의 금을 흡수하기가 어렵다”면서 금값의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그는 “금값이 1050∼1150달러까지 떨어져야 수요와 공급이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잃어버린 명성 부활?=하지만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금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 등 금값 악재가 나올 만큼 다 나왔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줄리안 제숍은 “2014년 금은 반등할 것”이라며 “2011~2012년 금값을 끌어올린 요인들이 아직도 상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로존 펀더멘털(기초체력)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미국 통화 확장정책도 올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프 로즈 귀금속 컨설턴트는 “2014년 금값은 완고하고 완만한 회복의 해가 될 것”이라며 “극적인 상승은 아니더라도 올 연말까지 금값이 15%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해 12월 30일 금융기관들의 투자 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 금의 매력이 약해지고 있지만, 올해 1분기 중 금값이 더 하락했다가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을 사려면 올해 초가 적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도 “올해 금값이 온스당 평균 13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말에는 14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한편 새해 첫주 금값은 2% 상승했다. 전주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은 전날보다 13.40달러(1.1%) 뛴 온스당 1238.60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지난해 32년 만의 대폭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6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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